202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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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첫 여우주연상 "전성기 지났다는 말 믿지말라"

양자경,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오스카 수상

KoreaTV.Radio 이고은 기자 |  아시안 최초의 오스카 수상 여우주연상 배우가 탄생했다.

배우 양자경(양쯔충·60)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제95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마침내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양자경은 12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 영화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을 누르고 금빛 오스카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갔다. 할리우드 유리천장이 또 하나 깨진 셈이다. 인종 다양성을 강화하는 최근 흐름으로 보면 케이트 블란켓보다는 양자경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다소 우세했다.

 

12일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아시아 배우로는 처음으로  제95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양쯔충(양자경·60)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있다./ AFP  연합뉴스

 

양자경은 1980~90년대 홍콩 영화 ‘예스 마담’ 시리즈 등의 액션 배우 양자경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최근 미국 4대 조합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아카데미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혔다. 양자경은 1983년 스무 살에 미스 말레이시아로 선발됐고 1997년 ‘007 네버 다이’에 본드 걸로 출연한 이후 할리우드에서 활동해 왔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는 이 여배우의 평생에 걸친 긴 리허설과 필모그래피가 담겨 있다는 평이다.

 

아카데미는 인생 스토리가 있는 후보를 좋아한다. 베트남 보트피플 출신인 미국 배우 키 호이 콴(51)도 이날 같은 영화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미국에 이민 와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양쯔충)이 세무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키 호이 콴)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다.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한다.

 

양자경은 이날 수상 소감에서 “어린아이들에게는 이 트로피가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바란다. 꿈은 실현된다”며 “여성분들에게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은 절대 믿지 마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