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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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 분야에서는 이런 직군이 ‘뜬다’

SiliconValley KoreaTV.Radio |  인공지능이 혜성처럼 등장해 IT 분야 전체를 달궈놓고 있다. 내년에도 인공지능 분야의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인력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윤곽이 뚜렷하지는 않다. ‘인공지능 전문가’라는 광범위한 말 속에서 기업들은 어떤 인재들을 찾게 될까?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을 원하는 조직들이 끝없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2023년, 인공지능이 큰 한 걸음을 떼었다는 것에 동의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정도니까 말이다. 게다가 그 한 걸음 이후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달리기까지 시작했다. 지금 시장에 나오는 인공지능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챗GPT보다도 훨씬 발전된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사용자 기업의 현장까지 똑같이 빠르게 발전시켜주지는 못하고 있다.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인공지능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인공지능 업체 코그니전트테크놀로지솔루션즈(Cognizant Technology Solutions)의 CTO인 바박 호드잣(Babak Hodjat)은 제일 먼저 짚는다.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전문 지식과 기술이 있어야 인공지능 전문가로 인정이 될까? 자연어 처리 분야 전문가인 프랭크 첸(Frank Chen)은 다음과 같이 망라한다.

 

1) 최첨단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생성형 인공지능이 성공적으로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모델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사람
2)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데이터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구축할 수 있는 사람
3) 모델이 생성한 결과물들을 실험하고 분석할 줄 아는 데이터 과학자나 분석가,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
4) 개발팀과 협업하여 인공지능 모델이 어떤 가이드라인 내에서 콘텐츠를 생성해야 하는지 결정하고, 평가하고, 감수할 수 있는 사람
5) 인공지능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고 구축할 수 있는 UX/UI 전문가 및 그에 준하는 사람

인공지능 분야에서만 인재 영입 전쟁이 치열할 것은 아니다. 사람이 모자라는 게 전 지구적 현상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해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드잣은 “2024년에 사이버 보안 보안 및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차지하려는 열기가 대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인기가 끝없이 올라가면서 각종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와 예산 문제가 불거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보안 전문가와 효율적으로 개발을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죠.”

또한 인공지능 기술이 더 발전하고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될수록 새로운 직종에 대한 필요가 생겨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만큼 기존 직종들 중 사라지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조직들은 이런 것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떤 직군이 가고 어떤 직군이 오는지, 그래서 인력 구조를 어떤 식으로 짜야 하는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회사 운영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력 쟁탈전에서 늘 패배할 수밖에 없다.

IT 업에 모듈러스(Modulus)의 CEO인 리차드 가드너(Richard Gardner)는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이지만 특정 직군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높아질 거라고 전망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아직도 미지의 분야에 가깝기 때문이죠.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이라는 분야가 앞으로 어떻게 세분화 되어 어떤 기술과 능력을 요구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인공지능 콘텐츠 편집자
인공지능 분야에서 앞으로 등장할 직군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반대로 이미 수요가 생겨버린 직군들도 존재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인공지능 콘텐츠 편집자다. 하지만 너무나 새로운 분야라 정확히 어떤 전문 지식이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일을 잘 하는 것이고 못 하는 것인지, 급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책정해야 하는지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일부 회사에서는 인공지능 콘텐츠 편집자가 크게 높은 기술을 요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 시간 당 20달러, 많게는 40달러 선에서 채용 공고를 내놓는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생성해내는 콘텐츠가 온갖 분야를 아우른다는 걸 생각한다면, 그리고 인공지능이 거짓말에 매우 능숙하다는 걸 안다면,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 광범위한 분야의 콘텐츠에서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고,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설정한다는 건 상당히 해박하고도 깊은 지식의 수준을 요구하는 일이다. 어지간한 지식 수준으로는 오히려 손도 못댈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당 20~40달러로는 제대로 된 사람을 구하기 어려울 거라고 본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어떨까? 인공지능 콘텐츠 편집자와 마찬가지로 뭐 하나 기준이 될 만한 게 없다. 업체들마다 다른 스킬을 요구하고 다른 연봉을 제안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한 마디로 인공지능을 프롬프트 상에서 다룰 줄 아는 사람을 말하는데, 대부분 자연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옆에서 보기에 쉬워 보인다. 그래서 제안되는 연봉 수준도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를 인공지능이 알아들을 수 있는 작은 질문들로 쪼개 순서를 정하고, 인공지능이 내는 답변에 따라 전혀 새로운 질문들을 즉석에서 만들 줄 아는 능력은 결코 ‘쉬운 것’으로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채용 전문 플랫폼 집리크루터(ZipRecruiter)는 “2023년 11월 29일을 기준으로 미국 시장 내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연간 62,977달러였다”고 한다. 이는 시간 당 급여 30달러 수준의 연봉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2024년에 들어가서 어떤 식으로 변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영원히 남아 있을 직군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프롬프트도 점점 다루기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언어 모델 엔지니어와 자연어 처리 엔지니어
현재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 동안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 유력한 직군은 대형 언어 모델 엔지니어와 자연어 처리 엔지니어다. “대형 언어 모델 엔지니어는 매우 특수한 전문 직군으로, 인공지능을 제법 높은 수준으로 도입하는 데 성공한 조직들이 주로 찾습니다. 모든 조직들에 필요한 전문직은 아직 아니지만 언젠가 필요하게 될 전문직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조직 내에서 광범위하게 구축하려 할 때 대형 언어 모델 엔지니어가 필요하게 될 겁니다.” 도미노데이터랩(Domino Data Lab)의 수석 데이터 과학자인 키엘 칼슨(Kjell Carlsson)의 말이다.

시장 조사 전문 업체 글래스도어(Glassdoor)가 1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대형 언어 모델 엔지니어들이 받는 연봉은 미국 기준 평균 129,879달러라고 한다. 채용 플랫폼 집리크루터가 계산한 결과는 142,663달러로 조금 더 높았다. 이는 시간 당 69달러에 해당하는 돈이다. 위의 두 직군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자연어 처리 엔지니어의 경우에도 최근 들어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재미있는 건 인공지능과 딱히 관련이 없는 프로젝트에서도 자연어 처리 전문가를 모셔가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언어를 처리하는 모든 종류의 응용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바로 이 자연어 처리 엔지니어입니다. 인공지능 챗봇이 각광을 받으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지요. 하지만 말로 감지되는 사람의 마음과 감정, 뉘앙스를 분석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많은 러브콜을 받게 될 겁니다.” 가드너의 예측이다. 현재 자연어 처리 엔지니어가 받는 연봉 수준은 미국 시장 기준 13만~18만 달러 정도다.

 

<출처: 보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