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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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번엔 ‘AI큰손’…400억달러 통큰 투자 나선다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중동의 ‘큰손’ 사우디아라비아가 400억달러(약 53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인공지능(AI) 분야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최근 오픈AI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오일머니’로 무장한 중동 자금이 현재 가장 뜨거운 기술 분야인 AI 분야로 몰려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VC) 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PIF는 사우디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펀드로 보유 자금이 약 7100억달러(약 951조원)에 달한다.

 

 

PIF가 투자할 것으로 알려진 400억달러는 미국 VC 업체들이 기술 투자를 위해 조성하는 일반적인 금액을 크게 넘어선다. 이 수준의 액수를 투자해 온 기업은 세계 최대 스타트업 투자사로 꼽히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정도에 불과하다고 NYT는 설명했다. 사우디 측은 반도체 제조업체와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관련 스타트업 다수를 지원하는 방안은 물론 자체적인 AI 업체를 설립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사우디의 AI 투자는 올 6월 이후 하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의 챗GPT 열풍 속 관련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AI 분야는 최근 전 세계 투자 자금이 몰려드는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AI 기술이 가파르게 발전하는 만큼 연구와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도 증가해 거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곳이 ‘오일머니’를 손에 쥔 중동 국가들로 AI 분야 선두 주자인 오픈AI도 UAE 정부 국영 투자사로부터 거액을 지원받기 위해 협의 중이다. NYT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 세계 최대 수준의 투자 자금을 손에 쥐고 있는 사우디가 AI 분야에 본격 투자하게 되면 순식간에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우디는 석유 고갈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2016년 차량 공유 업체 우버에 35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투자하고, 소프트뱅크가 조성한 1000억달러 규모 ‘비전 펀드’에 450억달러(약 60조원)의 자금을 대는 등 첨단기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지만 그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