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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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년만에...미국 7대 빅테크 시총 3조달러 증발

메타, 아마존, MS 줄줄이 주가 곤두박질
불경기 기업 광고줄이고 강달러 영향

 

경기 냉각에 따른 한파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초호황을 구가해온 미국의 빅테크들을 덮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침체 우려로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7대 빅테크의 시가총액은 1년 만에 3조 달러(4300조원) 넘게 증발했고, 3분기 실적도 1년 전과 비교해 처참한 수준으로 급락했다.

 

CNBC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애플·테슬라·넷플릭스의 시가총액 합계가 27일(현지 시각) 기준 7조6943억달러(1경931조원)로, 1년 전보다 무려 3조415억달러(4321조원)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이 기간 주가가 36.8% 하락했고, MS는 30.1% 떨어졌다. 같은 기간 메타의 주가는 무려 69.1% 하락했고 아마존과 넷플릭스도 주가가 각각 35.6%, 56.0% 떨어졌다. 다만 애플은 최근 1년 새 주가 하락 폭이 5.1%에 그쳐 그나마 선방했다.

 

주가 급락은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빅테크들의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순이익도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올 4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실리콘밸리 테크 거인들도 차갑게 식는 경기에 떨고 있다”고 했다.

 

◇경기 냉각에 떠는 빅테크

‘GAFAM(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으로 불리는 5개 빅테크 기업들은 이번 주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애플뿐이었다. 애플은 27일(현지 시각) 올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8.1% 늘어난 901억4600만달러(128조3000억원), 순이익이 0.8% 늘어난 207억2100만달러(29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력 제품인 아이폰의 3분기 매출액은 1년 전보다 9.6% 상승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엔 못 미쳤다. 특히 매 분기 고속 성장하던 애플뮤직, 애플TV플러스 같은 서비스 매출은 성장률 5%에 그쳤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강달러가 아니었다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메타와 아마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52% 감소했다. 메타 주가는 27일 전날 대비 24.56% 급락, 2016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메타는 시총(2632억달러)이 줄어들며 뉴욕 증시 시총 순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4.7% 늘어났지만, 순이익이 1년 전보다 9% 감소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전년 대비 순이익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각각 26.5%, 14% 감소했다.

 

◇주력 사업 타격받아

빅테크들은 현금 창출원인 주력 사업이 줄줄이 타격을 받고 있다. 광고 수익 비중이 큰 메타와 구글은 기업들이 광고를 줄이며 실적이 감소하고 있고, 해외 매출 비중이 큰 MS와 애플은 강달러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매 분기 40% 넘게 성장하던 아마존과 구글의 클라우드(가상서버) 사업도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비한 기업들의 긴축 경영으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빅테크들은 더 암울한 4분기를 맞을 전망이다. 원래 연말은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쇼핑 이벤트가 몰리는 ‘대목 시즌’이지만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이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인 전년 대비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도 4분기 클라우드 사업 ‘애저’의 매출 성장률이 3분기보다 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도 중국에서의 수요 둔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빅테크들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모든 규모의 프로젝트를 세분화해 검토 중”이라고 했고,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성장 영역에 투자하고 비용 구조를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KoreaTV.Radio 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