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 코로나19 비대면으로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면서 특수를 누렸던 클라우드 분야 글로벌 IT 기업들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전반적인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대대적인 인력 감원은 물론 신규 채용을 멈추는 등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용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 세일즈포스는 지난주부터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8일 CNBC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지난 7일 1천여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세일즈포스는 올해 1월 7만3천여명 고용을 시작으로 규모를 키워왔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가 위축되자 '감원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이번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신규 채용 속도도 늦출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매출 성장률 부진에 지난 7월과 10월, 두번에 걸쳐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MS가 PC용 윈도 라이선스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저조하면서 지난 7월에 이어 추가로 감원을 결정한 것이다. 정확한 감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통신은 약 1천명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MS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와 비슷했지만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하는 등 매출 성장세가 5년 중 가장 최저치를 기록했다. 4분기 실적 전망치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MS는 지난 7월 전체 직원의 약 1%(1천810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신규 직원 고용을 중단하고 직원들 출장비, 외부 교육, 회사 모임 등 각종 비용 지출을 축소하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지난 8월엔 소비자용 SW 상품 개발을 담당하는 '모던 라이프 경험(MLX) 그룹'의 정규직 및 계약직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기업용 정보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도 지난 8월부터 마케팅 부분과 고객경험 부문을 시작으로 인력 감원에 나섰다. 이 회사는 최대 10억달러의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 수천명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오라클의 이같은 구조조정이 클라우드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오라클은 헬스케어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올 초 디지털 의료기록 제공업체 커너를 283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한편 올 중반부터 테슬라, 메타, 트위터, 페이팔, 로빈후드,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로 인한 IT비용 지출 축소, 클라우드 성장세 둔화 등으로 4분기 우울한 실적이 전망되면서 관련 업계에서 이같은 추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PM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최고경영진(CEO)의 절반 이상(약 51%)이 앞으로 잠재적 불황에 대비해 향후 6개월 동안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3분기부터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약화됐고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인원 감원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아마존의 캐시카우로 떠오른 클라우드 계열사 아마존웹서비스(AWS)의 3분기 매출 증가율은 27%, 영업이익은 10%였다. 이는 재무보고를 별도로 공개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최저 수치다. 그동안 AWS는 전년동기대비 평균적으로 매출 30%대, 영업이익 40%대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브라이언 올라사브스키 AWS CFO는 "4분기 가이던스에서 가장 큰 개별 요인은 외환이 될 것"이라면서, "모든 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지출을 줄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MS의 클라우드 사업인 애저의 매출 성장세가 시장 기대치인 36.4%보다 낮은 35%을 보였다. 또 전세계적으로 PC 수요가 감소하며 윈도 판매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CFO는 "미국 달러 강세와 현재 환율을 기반으로 4분기 애저 매출액이 고정통화 기준 약 5% 하락할 것"이라면서, "PC 수요 감소세가 계속해서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4분기에는 30% 후반대의 감소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