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러시아 전투기들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집결하는 모습이 서방 정보당국에 포착됐다.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러시아의 대공습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올봄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잇따른 지상전 패배로 주춤하고 있는 육군을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헬리콥터와 전투기 등을 대량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사이에서 공유된 정보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움직임을 두고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FT에 “현재 러시아 육군은 상당히 지친 상태로 우크라이나 접경지로 전투기와 헬기를 이동시키는 건 러시아가 공중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가장 큰 징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장거리미사일과 포병, 지상군에만 의존한 채 공군력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공군의 전투력이 실제로는 떨어져 있는 상태이고 우크라이나의 방공시스템이 러시아 전투기에 위협이 되는 것을 러시아 측에서 피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추측해 왔다.
그러나 정보기관의 평가는 다르다. 나토 소속 고위 외교관은 FT에 “러시아 공군은 상당히 잘 보존돼 있다. (공군력의) 80% 이상이 이용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에 같은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UDCG)’ 회의에 참석한 54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장비 약속을 제시했다. 미국은 이번 주 1억발 이상의 소형 화기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SAMP/T 방공시스템(MAMBA) 지원을 공식화했다.
오스틴 장관은 UDCG 회의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아직 ‘대규모 공중 공격’의 임박한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러시아가 상당한 공군력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현재 충분하지 않으므로 러시아가 공군을 전투에 투입하기로 결정했을 때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방 동맹의 움직임은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 공화당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철회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유럽에서도 전쟁 자금 지원에 한계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맷 게이츠, 마저리 테일러 그린 등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우크라이나 피로 결의안’까지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이 지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충돌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격돌의 봄’이 전쟁 양상을 뒤바꿀 결정적 전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