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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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남극, 누가 먼저 내리나…미·러·중·인 4파전 된 우주경쟁

21일 러 탐사선 달착륙 시도…이틀 뒤엔 인도 탐사선도 내릴 듯
미 2025년 유인 우주선 달 남극으로…중도 달 기지 건설 추진

 

KoreaTV.Radio 박기준 기자 | 인류의 심(深)우주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달의 남극을 선점하려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달 16일 자국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달 11일 극동 아무르주에서 소유스 로켓에 실려 발사된 이 탐사선은 오는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달 내부 구조 연구, 물을 비롯한 자원 탐사 등 임무를 수행한다.

러시아가 달 탐사에 나선 건 옛 소련 시절 이후 47년 만의 일이다.
이에 뒤질세라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가 지난달 14일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도 루나 25호가 달에 내리는 목표일 이틀 뒤인 이달 23일 달 표면 착륙을 시도한다.

러시아나 인도 탐사선이 이곳에 내리는 데 성공하면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의 남극에 도달한 사례가 된다.

 

 

미국과 중국도 이 지역을 노리고 있다.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을 통해 2025년 우주비행사 2명이 달의 남극에 착륙해 일주일간 탐사 활동을 벌인 뒤 귀환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내년에는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오리온 캡슐이 달 궤도를 돌아 지구로 귀환하는 유인 비행도 시도된다.


중국은 2024년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 7호를 발사하고 이르면 2027년 창어 8호를 쏘아 올려 2030년 이후를 목표로 달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한 구조 시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달의 남극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하는 것은 우주 기술 발달로 달을 '선점'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특히 이곳은 항상 응달이어서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로 대량의 물이 발견된다면 우주비행사가 생존하기 위한 식수와 산소는 물론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달 현지에서 손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달 표면에 영구적인 기지를 건설해 단발성이었던 과거와 달리 '지속 가능한 달 탐사'를 가능케 할뿐더러 향후 화성과 태양계 외행성 유인 탐사를 추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17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정말로 그곳에서 풍부한 물을 찾아낸다면 그것은 미래의 승무원과 우주선을 위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의 남극은 깊은 크레이터투성이인 데다 태양광이 드는 각도 때문에 크레이터 대부분이 항시 완전한 어둠에 잠겨 있는 탓에 실제로 착륙해 활용 가능한 구역은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넬슨 국장은 미국과 러시아의 오랜 우주협력 역사를 언급하면서 러시아 탐사선의 달 착륙 성공을 기원했다.
하지만 중국의 달 탐사 계획과 관련해선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이 먼저 유인 우주선을 달의 남극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영유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이 (달의) 남극에 먼저 사람을 보낸 뒤 '여긴 우리 것이다.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서 "우주경쟁은 실질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으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이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