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 (목)

닫기

FBI, 미국업체 가상화폐 탈취한 북한 일당 4명 수배령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블록체인 업체에 원격 위장 취업한 뒤 가상화폐를 빼돌린 북한인 4명에 대해 수배령을 내리고 보상금 최대 500만 달러를 내걸었다. 미 당국은 최근 북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는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의 원격 취업 행태를 수사해 다수의 관련자를 기소했다.

1일 FBI에 따르면 조지아주 북부 검찰청은 지난달 24일 통신 사기, 자금세탁 공모 등 혐의를 받는 김관진(27) 강태복(28) 정봉주(28) 장남일(26) 등 4명에 대한 연방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들은 미국 업체에서 범행 당시 기준 91만5000달러(약 12억4000만원)어치 가상화폐를 빼돌리고 자금세탁을 공모한 혐의 등을 받는다. 미 법무부는 전날 이들을 기소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들은 북한이 발급한 여행 서류를 소지하고 아랍에미리트로 건너가 함께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2021년 미 애틀란타에 위치한 블록체인 연구 개발 업체에 신분을 위장하고 원격 취업했다. 고용주로부터 가상화폐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뒤 소스 코드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가상화폐를 빼돌린 혐의다. 이들은 영어를 할 줄 알고 아랍에미리트, 라오스와도 관계가 있다고 FBI는 전했다.

FBI는 사진이 첨부된 수배령을 당국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이들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500만달러(약 68억원)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최근 북한 IT 노동자들의 원격 취업과 관련된 ‘노트북 농장’(laptop farm) 29곳을 적발했다. 노트북 농장은 훔치거나 위조한 미국인 신분증을 이용해 북한 노동자들을 미국 IT 기업에 취업시킨 뒤 이들이 원격으로 미국 내 노트북에 접속해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FBI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미국인 신원 80여개를 이용해 미국 내 100개 이상 기업에서 원격으로 일자리를 얻었다.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미국 시민권자 젠싱 대니 왕 등은 자택에서 노트북 농장을 운영하고 북한 노동자들을 취업시켰다. 이후 기업으로부터 받은 급여를 해외 금융망을 통해 북한인들에게 송금했다. 그 대가로 69만6000달러(약9억4000만원)를 챙겼다. FBI 브렛 리더먼 부국장은 “북한 IT 노동자들이 북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기업을 속이고 민간인 신원을 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