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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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바이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칼럼 | 도전과 모험 말고 또 무엇이 있으랴

SiliconValley KoreaTV.Radio  |

아름다운 삼천리 강토에 청룡의 기운을 휘감은 아침이 밝았다.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축복으로 맞이하려는 듯 연말 포근한 날씨 속에 탐스럽게 눈이 내렸고, 몽환적 자태를 보여주고 나서는 영상의 기온에 녹아 대지로 스몄다. 겨울이면 봄도 머지않다 했다. 바야흐로 대지에 안겼던 물은 생명체로 흘러들어 활력을 만들고, 꽃을 피워 열매 맺게할 터다. 해넘이에 애잔해했던 우리는 보신각 타종에 깨어 동해의 붉은 태양을 품고 각자의 일터로 향한다.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채 맞았던 작년 제약바이오산업계는 꿈을 붙잡고 너나없이 생존 투쟁을 벌였다. 임상 등 개발단계를 높이기 위해 유상증자와 회사채를 발행하며 버틴 벤처기업들이 적잖았고, 힘에 부친 일부 기업은 사람들을 잃어 사실상 기업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벤처와 달리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전통 제약회사들도 지속적 약가 인하 정책으로 영업이익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 비용을 충당하느라 허리 띠를 졸라매고 또 졸라매 개미허리가 되었다.


동토에서 봄의 새싹이 올라오듯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는 노래'를 읊조리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작년 총 20건의 기술수출(L/O) 성과를 이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총 계약 규모는 7조9450억원(비공개 제외)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2년 6조2559억원과 견줘 27% 증가한 수치다. 눈에 띄는 대목은 먼저 받는 계약금이 1000억원을 넘는 계약이 3건 연속 이어졌다는 점이다. 종근당(1061억원), 오름테라퓨틱(1299억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1300억원)등  삼총사는 신념의 꽃밭에서 '3송이 꽃'을 피웠다.

'보기에도 아름다운 3송이 꽃'은 튼실한 열매가 되고, 다시 꽃을 피워 또다른 열매로 다가올 것이라는 영속의 꿈을 꾸게한다. 그런가하면 3송이 꽃은 제약바이오생태계 안에서 숨쉬고 있는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더 큰 꿈을 키우는 거름이 될 것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따위의 끈질긴 의심 속에서도, 햇볕과 바람과 물과 꿀벌들이 부족한 생태계에서도, 글로벌 제약강국을 향한 우리들의 꿈은 '의료현장의 폐암치료제 렉라자'처럼 차츰 현실화되고 있다.

새해 아침은 언제나 만인이 자신의 꿈을 비춰보고, 이루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거울이다. ①국산 신약을 토대로 국내외에서 1품목 1조원 매출을 꿈꾸는 기업 ②자신들이 갖고 있는 제품을 FDA에 등록해 미국 시장을 뚫어보려는 기업 ③ 일본 시장의 니치 마켓을 공략중인 기업 ④첨단 모달리티 신약에 도전하는 벤처  기업 등 '새해라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다시한번 도전과 모험의 결의를 다지는 생명체들'의 열망은 어느 새해 아침 못지 않게 뜨거울 것이다.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