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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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빛으로 당뇨, 비만 치료한다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십이지장에 빛을 쬐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정문재 교수와 내분비내과 구철룡 교수, 가톨릭대학교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와 이상희 박사 연구팀은 내시경을 통한 빛 치료로 당뇨 쥐의 몸무게와 지방량을 각각 7%, 6% 감소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Biomaterial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내시경을 통한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PDT)가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는지 살펴봤다. PDT는 빛에 반응하는 광과민제(광감각제)에 특정 파장의 빛을 쬐는 방식으로 주변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법이다. 치료를 위해 조준한 세포는 십이지장에 분포하는 K세포다. K세포는 위억제펩티드(GIP)를 분비해 대사질환을 악화시키는 반면, L세포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을 분비해 혈당∙체중∙식욕 감소를 통해 대사질환을 호전시킨다. K세포가 주로 분포하는 십이지장 내부에 광과민제를 주입한 후 특정 파장의 빚을 쬐어 GIP 호르몬을 분비하는 K세포를 제거하고, L세포를 증식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었다. 내시경 광역동치료를 당뇨 쥐에게 적용한 결과, GIP 분비가 줄어 몸무게는 7%, 지방량은 6% 감소시키고 당뇨도 개선되는 효과가 관찰된 것이다.

 

그간 당뇨와 비만을 동시에 잡는 치료법으로는 비만대사 수술이 꼽혀왔다. 비만대사 수술은 위를 줄이거나 영양을 흡수하는 소장의 길을 바꾸는 치료다. 당뇨병과 비만 치료 효과가 매우 커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약처도 고도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 대상으로 비만대사 수술 시행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1%도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부작용 때문이다.

 

소화 과정을 빠르게 거치면서 구토, 어지러움, 식은땀 등이 나타나는 덤핑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또 위 폐쇄, 영양실조 등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내시경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정문재 교수는 “광역동치료는 수술에 비해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며 “인체 적용을 위해 다양한 조건에서 시술을 테스트하는 추가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