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미국 내 제조시설 증가와 데이터센터 증설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친환경 대체에너지 공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미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기업 그리드 스트래티지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내 여름철 피크 전력수요가 2023∼2028년 5년간 38GW(기가와트)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증가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현재 전력수요와 맞먹는 규모라고 NYT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2022년 추계 때만 해도 향후 5년간 전력수요 증가 예상치가 20GW 초반대였는데 1년 새 전력수요 전망이 급증한 데 주목했다.
미국의 전력 수요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가파른 전력 수요 증가세의 주된 배경으로는 데이터센터, 미국 내 제조공장 증가, 전기차 및 전기난방 등 전기화(electrification)가 꼽힌다.
원격근무와 스트리밍 서비스, 온라인 쇼핑 등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이 데이터센터 건립을 더욱 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에 따른 제조업 공장 설립 증가도 전력 수요 증가를 가속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기차가 보급이 확대된 데다 석유·가스 보일러가 전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보일러로 대체되는 것도 전력 수요 증가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발전으로의 전환은 허가 지연과 공급망 차질 등 여파로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발전회사들은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소 신설을 검토하거나 가동 중단이 예정됐던 석탄 발전소의 수명 연장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여했던 전력 전문가 타일러 노리스는 NYT에 "화석연료 발전소 건립이 잇따라 신규로 승인될 경우 2035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를 달성하겠다고 한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는 물 건너간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