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미국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한 데 이어 군사훈련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또 다른 “함대”가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란 정부는 공습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 또 다른 아름다운 함대가 이란을 향해 아름답게 항해 중”이라며 “그들(이란)이 협상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미 해군 전력이 중동 지역에 도착한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중동에 항공모함을 추가로 배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할 때 미군을 동원해 현지에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란 정부가 지난 14일 시위대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 수위를 낮췄으나 남중국해에서 출발해 중동으로 이동하던 항공모함을 돌려세우지는 않았다.
미군은 중동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 산하 공군전투사령부는 이날 “작전 책임 구역에서 공군력의 배치, 분산, 유지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대비 태세 훈련을 며칠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훈련 일정과 장소, 참가하는 미군 전력 목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령부는 이번 군사훈련이 중동 국가들과 협력해 이뤄질 것이며,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한 무인기(드론) 격추 등 방어 훈련을 바레인과 공동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중동 지역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와, 항모를 타격에서 보호하기 위한 대공 방어 시스템을 갖춘 유도 미사일 구축함 3척이 인도양에 도착했다. 미국은 또 2024년 4월 이스라엘·이란의 무력 충돌 당시 이스라엘 방어에 참여했던 부대와 동일한 F-15E 공격 전투기 편대를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켜 공군 전력을 보강했다.
가디언은 이번 훈련이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미군의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걸린 대형 반미(反美) 광고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 정부도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비한 비상체제 구축에 돌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전쟁 발발 시 각종 필수품을 공수하고 정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비상조치 시행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들과의 회의에서 “주지사들이 사법부 및 기타 기관과 연락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 고위 인사들이 암살당할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언론은 주지사들이 행정 절차를 생략하고 인접 국가와 물물교환 등의 방식으로 “외화가 필요 없는 수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지역 불안정을 우려해 이란 공격에 반대해온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대이란 공격에 자국 영토·영공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전날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이란을 겨냥한 군사 행동에 사우디 영공이나 영토가 사용되는 것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걸프만의 주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또 미국의 이란 공격을 위해 영공·영토·영해를 내어주는 국가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한편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은 이란 정권의 유혈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622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날 이란 리알화 가치는 달러당 150만리알로 역대 최저로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