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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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 해저화산 폭발... 페루 해변은 기름폭탄

지난 15일 새벽(LA시간)에 발생한 통가 훙가 하파이 해저화산 폭발은 연쇄적으로 쓰나미를 일으켜 각국에 큰 피해를 입혔다. 뉴질랜드도 그 피해를 입어 해안에 정박하고 있던 배들이 파괴되기도 했다.

미국 국립 기상청은 캘리포니아를 비롯, Oregon. Washington. Alaska 등 태평양 연안과 미 서부 전역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하고 해안가를 패쇄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도 쓰나미가 몰아쳐 해안의 자동차, 건물,도로 등을 침수시켰다.

리조트 들이 몰려있는 하와이 카우아이(Kauai) 섬에서도 최대 80cm 규모의 쓰나미가 관측됐고 범람이 일어났다.

[쓰나미로 침수된 캘리포니아 해안, 연합뉴스]

일본 역시 이번 통가 해저화산 폭발로 쓰나미 피해를 입었다. 화산 폭발로 인한 충격으로 파도가 공명해 쓰나미를 일으킨 것이다.

어선들이 전복되고 침수 피해를 입어 23만 여명의 일본 주민들이 고지대로 대피했다.

일본에서는 2016년 11월 후쿠시마 현 앞바다에서 규모 7.4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발령된 쓰나미 경보 이후 5년 2개월여 만에 다시 발령된 쓰나미 경보이다.

쓰나미 경보에 피신한 일본 이와테현 주민들.[연합뉴스]일본에서는 2016년 11월 후쿠시마 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 지진 이후 5년 2개월 만에 통가 해저화산 폭발로 또 다시 쓰나미 경보가 내려 23만 여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photo@yna.co.kr

직격탄을 맞은 섬나라 통가에서는 해안과 주택 등이 처참하게 파괴된 모습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통가 훙가 하파이 화산에서 불과 65㎞ 떨어진 통가의 수도이자 최대도시 누쿠알로파(Nuku'alofa)는 1.2m 높이의 쓰나미에 휩쓸렸다.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주재 뉴질랜드 대사관은 수많은 휴양지가 몰려 있는 통가타푸섬 서해안과 누쿠알로파 해변 시설물이 크게 파손됐다고 밝혔다.

또 쓰나미 발생 때 자신의 개들을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영국 여성 앤젤라 글로버(50)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녀의 동생은 글로버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통가 정부는 이 여성 말고도 망고 섬에서 여성 1명(65세), 노무카 섬에서 남성 1명(49세)이 사망한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

해저화산 폭발로 해저 통신케이블이 절단돼 여러 섬의 통신이 어려운 상태여서 정확한 피해는 아직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정찰기를 보내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뉴질랜드 대사관은 섬 전체가 두꺼운 화산재로 덮여 있다며 작은 섬들과의 통신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통가타푸섬 북쪽에 있는 하파이 군도에서 조난신호가 포착됐다며 포노이섬과 망고섬이 특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통가 정부에 따르면 포노이섬에는 69명, 망고섬에는 36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망고 섬의 주택은 이번 쓰나미로 모두 파괴됐고, 포노이 섬도 2채만 남겨둔 채 모두 쓰나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서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노무카섬의 시설 수십 곳도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OCHA는 "추가 화산활동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전체 피해는, 특히 외곽 쪽 섬들의 경우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제적십자는 구호조직을 가동해 구호 활동에 나섰다.

알렉산더 마테우 적십자 아시아태평양국장은 화산재로 오염된 식수 정화와 피난 쉼터 제공, 흩어진 가족 찾기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이 복구되지 않아 구호활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뤄지면서 코로나19 청정국인 통가에 코로나19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가의 통신 케이블 업체 관계자는 화산 폭발로 해저케이블 2개가 절단됐다며 화산활동이 끝나 수리가 가능해질 때까지는 복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주재 통가 대사관 관계자는 "우리는 다른 파도, 즉 코로나19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구호품은 검역을 거쳐야 하고 외국 인력은 항공기에서 내리는 게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 페루에서는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태리 국적의 유조선 'Mare Doriucm'의 하역 과정 중 갑자기 들이닥친 파도로 정유가 유출됐다.

이번 통가 해저화산은 최소 8분간 분화했으며, 흔들림의 규모는 5.8 지진 수준으로 관측됐다.

[기름 유출 사고로 기름띠가 발생한 페루 해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