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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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 깨지나

송파 12억 아파트 8억원에 팔리기도...강남 3구 하락세 뚜렷

 

한국 부동산 상승장을 주도했던  강남 부동산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는 이달 들어 2012년 5월 이후 가장 가파른 기울기를 보이며 떨어지는 중이다. ‘가장 먼저 오르고, 가장 늦게 떨어진다’는 서울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가 하락장의 중심에 섰다. 주택 시장에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이 짙어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달 3주차(지난 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발표하고 전국 매매가격 변동률이 -0.28%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달 마지막 주에 0.20% 하락했었다. 이는 2012년 5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이후로 매주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달 1주차에 -0.20%, 2주차에 -0.23%를 기록했고 이번 주에는 0.05% 포인트 더 떨어졌다.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법정. 송파구 마천동 금호어울림1차 아파트 전용면적 102㎡가 경매에 매물로 나왔다. 최초 감정가 12억4000만원인 이 물건은 지난 6월과 7월에 잇달아 유찰됐다. 

그사이 경매 진행 시 입찰할 수 있는 최저 입찰금액은 감정가의 64% 수준인 7억9360만원까지 낮아졌다. 이날 현장에서 이 물건 응찰에 나선 이는 4명.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8억9399만원을 써낸 A씨에게 집 열쇠가 돌아갔다. 

이 물건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2일 경매정보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경매가 진행된 67건 중 52건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률은 22.4%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휴정으로 1건이 낙찰됐던 2020년 3월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저치다. 

 

 

수도권도 하락 흐름에 발을 맞췄다. 이달 3주차 매매가격 변동률은 -0.35%를 찍었다. 직전 주(-0.28%)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하락 폭을 키웠다.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8월 5주차에 -0.20%였는데, 2개월여 만에 하락 추세가 훨씬 명확해진 것이다. 주택 시장에 영향력이 큰 경기도의 이달 3주차 매매가격 변동률은 -0.39%, 인천은 -0.41%였다.

 

서울에서는 강남 3구의 매매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 8월에 서울의 24개 자치구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동안 ‘나홀로 상승’을 고수했던 서초구의 경우 이달 3주차에 아파트 매매가격이 0.16% 떨어졌다. 강남구도 -0.20%를 기록했다. 송파구는 0.38% 떨어지면서 2012년 7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노원구(-0.41%)와 도봉구(-0.42%)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잇따른 금리 인상의 파장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에 대해 “급매물 위주의 하락거래가 발생하고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경기 하락이 심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매수 관망세로 이어지면서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규제 완화 등을 기대하며 분위기를 지켜보던 시장에서 부정적 기류가 분명해졌다는 설명이다.

 

전세 시장에서도 하락 흐름은 뚜렷하다. 전세 재계약 시 내려간 가격에 다시 계약하거나 반전세, 반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의 전세가격은 한 주간 0.30% 내렸고, 인천(-0.41%)과 경기도(-0.46%)도 꾸준히 낙폭을 키우고 있다.

 

KoreaTV.Radio James Yoo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