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인터넷 포털과 플랫폼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사라지고 생겨났다.
가장 큰 변화는 네이버에서 '실검'(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을 폐지하며 양대 포털에서 모두 실검을 볼 수 없게 됐다는 점이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익숙한 서비스의 종료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25일을 기점으로 16년간 서비스했던 '실검'을 종료했다. PC버전 실검 자리는 날씨정보로 대체하고, 모바일 버전은 검색차트판 자체를 없앴다. '실검'은 특정 검색어를 순간적으로 많이 검색하면 순위권에 오르는 방식이어서 그간 여론 조작 논란에 시달려왔다.
실검 운영 기준을 기존 15초에서 1분 단위로 늘리고 AI(인공지능)를 적용하는 등 노력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비슷한 고민을 하던 카카오는 2020년 2월 포털 다음의 '실시간 이슈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한 바 있다.
실검 서비스를 총괄한 임원의 소회도 눈길을 끌었다. 유봉석 서비스운영 총괄 이사는 네이버 사내 게시판 공지의 댓글에서 "오랜 기간 우리 사회 현재의 관심사의 한 축을 보여주기 위해 애써주신 급상승검색어 개발, 기획, 운영, 설계 담당자 모두에게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 전합니다"고 말했다.
작년 3월18일에는 네이버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뉴스의 댓글 등 사용자의 반응을 검색해주는 '실시간검색' 서비스도 종료했다. 실시간검색은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와 관련 검색 시점의 다양한 의견이나 반응을 보여주는 서비스였다.
실검의 빈자리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으로 대체됐다. 연예인과 스포츠스타의 학교폭력 논란 등 각종 이슈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실검만큼의 폭발력은 없었지만, 이슈를 두고 콘텐츠의 꾸준한 확대 재생산이 이뤄졌다.
여론은 긍정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일부 불만도 제기됐다. 각종 연예인이나 기업 마케팅·이벤트 등 불필요 한 이슈 몰이가 사라져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꼭 알아야 할 사건·사고 확인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알고리즘 뉴스 등을 보여주는 '#(샵) 탭'을 3년 만에 없앴다. 지난 8월3일부터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 뷰(View)'를 선보이면서다. 뉴스 알고리즘 편집 페이지 자리를 채널별 구독 콘텐츠가 대신했다.
카카오는 2018년 9월부터 카톡 내 '#뉴스'를 선보였다.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4500만명에 달하는 카톡에 뉴스가 자리를 잡으며 자연스럽게 뉴스 소비는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갑작스럽게 알고리즘 뉴스 추천 탭이 없어진 것을 두고 일부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새롭게 선보인 '카카오 뷰' 서비스는 '뷰'와 'My뷰'로 구분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모아 보거나, 직접 에디터가 돼 콘텐츠를 큐레이션 할 수 있게 구성했다. 뷰 에디터의 경우 자신의 보드를 받아보는 이용자 수나 보드 노출 수 등에 따라 'My 뷰' 공간의 광고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 방식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는 새해부터 PC버전의 포털 다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뉴스 페이지가 자리하던 포털 첫 화면에는 '카카오 뷰'가 배치된다. 언론사들은 뉴스·사진·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기사를 직접 편집해 보드 형식으로 발행하게 된다. 기사는 아웃링크로 제공된다. 연령별 많이 본 뉴스, 열독률 높은 뉴스 등 랭킹뉴스 서비스도 사라진다.
카카오의 뉴스 개편 이후 네이버도 PC 뉴스홈을 모바일처럼 개편해 구독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작년 12월15일 밝혔다. 기존에 헤드라인 뉴스와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 주요뉴스를 제공하던 첫 화면을 없애고, 네이버 앱처럼 이용자가 구독한 언론사 뉴스를 전면에 띄웠다.
양사는 뉴스 서비스를 줄이고 이용자의 취향과 선택권을 존중하는 구독 모델로 옮겨가는 추세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뉴스가 전면 배치됐던 '모바일 구버전'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2019년 2월부터 검색창만 노출되는 신버전과 함께 운영했지만, 유예기간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그간 네이버·카카오 뉴스는 꾸준히 정치권에 의해 중립성을 의심받아 왔다. 과거 기사배열 책임자 공개 등 '실명제'로도 뉴스 배열 편향성이 해소되지 않자, AI(인공지능) 알고리즘 배열을 적용했으나, 이 역시 의혹을 벗지는 못했다. 알고리즘 역시 사람이 만들어서다. 동영상이나 웹툰·블로그 같이 즐길 거리가 다양한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 등 '득보다 실'이 큰 뉴스 직접 유통을 고수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평가다.
한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야 많은 사람이 뉴스 때문에 포털을 들어갔지만, 포털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뉴스로 인한 수익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콘텐츠 분야에서 구독 서비스는 대세가 됐고, 뉴스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