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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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불출마"…'윤심'에 주저앉은 나경원

대통령실 관계·'중진 지도자' 이미지 모두 타격
회견후 측근들과 눈물 오찬'…정치 행로 관측 분분

 

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주저앉았다.

나경원 전 의원은 25일 결국 당권 도전장을 내려놓으면서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보수정당 4선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과 당내 견고한 지지층을 내세워 집권여당 사령탑 자리를 노려봤지만, 후보 등록도 하지 못한 채 하차했기 때문이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보수층 내 지지기반으로 당내에서 드문 '스타 중진'인 나 전 의원은 지난 연말부터 당 대표 출마설이 거론됐다.


올해 초까지도 나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나 전 의원은 한 달 넘게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되고 대통령실·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거센 불출마 압박을 받는 등 마찰이 계속됐다.
친윤을 자임한 나 전 의원으로서는 '반윤'(반윤석열) 낙인까지 선명해지는 것이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설 연휴를 기점으로 여론조사 흐름이 불리하게 돌아간 것도 악재였다.
이러자 나 전 의원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분위기가 최근 며칠 새 급격하게 불출마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윤심에 가로막힌 나 전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로를 두고서는 전망이 분분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4년 넘게 더 권력을 쥘 용산과의 관계 설정이다.


양측 상황에 정통한 한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이제 와서 대통령실 인식이 바뀌기엔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며 "다만 불출마가 여권 전반에 대한 평가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그의 역할과 미래도 유동적일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나 전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불출마에 대해 '당의 화합', '총선 승리'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향후 정치적 공간을 만들기 위한 명분쌓기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출마를 접은 그 자체로 정치 인생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해석도 있다.


주류 친윤계와 맞서는 결기를 보이다가 결국 '백기'를 든 것은 중진 정치 지도자로서 위상에 심대한 타격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 결정을 설명하며 "용감하게 내려놓았다"고 강조한 것은 이런 시선을 의식한 걸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