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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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 뉴스타 헐크무빙..."이사, 헐크가 하면 다릅니다"

고객만족 입소문 타고 코로나후 사세 2배 확장
꼼꼼한 일처리, 성실로 항만 물류회사로 발돋움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헐크가 하면 이사도 달라집니다.”

최고의 이삿짐 서비스를 약속하는 '헐크 무빙'이 한인사회에서 입소문을 타며 눈부신 선전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 기간동안 잠잠했던 이삿짐 수요가 폭증하고 가운데 헐크 무빙의 성장 속도가 남다르다. 최근 전년 대비 매출 200% 성장한 헐크 무빙의 크리스 이 대표는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매일매일 일할 뿐인데 한인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한인타운에서 헐크무빙을 개업한지 10년만에 최대 규모는 아니지만 이사 서비스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하는 헐크 무빙의 고속 성장비결을 들여다 봤다. 

 

◆ 고객 만족이 최고의 가치, 인간미 있는 직원 대우가 경영철학 

지난 7일 LA한인타운 외곽 워싱턴 블러바드의 퍼블릭 스토리지.

헐크무빙 직원들을 만난 이 사장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가 한 직원 머리에 붙은 이물질을 조심스레 떼어낸다. 직원들은 편안하게 말을 주고 받으며 이 사장 어깨를 툭툭 치면서 인삿말을 나눴다.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라 평소 직원들과 사장과의 격의없는 스킨십이 묻어났다.

 

“이삿짐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배송과 친절한 서비스인데, 이것은 당일 현장에 나온 이삿짐 직원들의 태도와 서비스에서 결정납니다. 직원의 섬세하고 친절한 서비스는 평소 회사에서 이들 직원들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달렸죠.”

10년차 회사이지만 최대 근속자가 8년차이고 6~7년차가 대부분일 정도로 이삿짐 회사에서는 장기근속자들이다. 모두 과테말라 출신으로 첫 직원인 에르빈이 ‘좋은 코리안 사장’이 있다며 직접 데려온 직원들이다. 실제로 이삿짐 옮기는 노하우도 좋았지만 서로간의 호흡도 잘맞았다. 무엇보다 고객이 뭔가를 요청하면 즉각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인 손님들이 중남미 출신이라서 가끔은 함부로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본인의 소중한 이삿짐을 정성껏 옮기는 직원으로 생각하시고 좀 더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시면 한번이라도 더 랩을 싸드리지 않겠습니까?”

 

 

포장 이삿짐은 손이 많이 간다. 잘 부서지기 하고 얼치기 직원이 많은 이삿짐 회사에선 도난신고도 많이 생긴다. 모두 헐크 무빙과는 무관한 얘기다.

지금은 하루에도 작게는 서너건, 많게는 열 건 이상의 이사를 처리하는 바쁜 이삿짐 회사가 되었지만 헐크무빙은 의외로 시작한 비즈니스가 되었다.

크리스 이 사장은 교수 출신의 아버지를 둔 유복한 조기 유학생 출신이다. 버지니아 페어팩스에서 우드슨 고교를 졸업하고 미국 대통령 대선토론 단골 개최지로 유명한 케이스 리저브 유니버시티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유학생 출신이다.

 

한국에서 부모님이 부동산 투자 실패로 집안의 경제적 상황이 어렵게 되자 그는 학비를 직접 벌면서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후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중서부보다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장거리 이사 비용이 엄청났다. 4년간 알게 모르게 생긴 짐들도 많았지만 거의 대륙횡단 수준이다 보니 이사비용만 5~6천불이나 되었다. 고학하던 유학생 출신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트럭을 구입해서 이사를 한뒤 중고차로 팔겠다고 마음 먹고 트럭 새차를 사서 LA로 오게 됐다.

이사를 끝내고 트럭을 팔려고 보니 아는 친구들로부터 이사 요청이 몇 건 들어왔다. 성의껏 저렴한 비용에 이사했더니 입소문을 타고 계속 주문이 들어왔다.

꼬리를 문 이삿짐 요청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일이 이걸로 밥벌이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들었다.

 

하지만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이삿짐 회사를 전문적으로 하기 시작했지만 첫 준비부터 막막했다.

이삿짐 테이프를 어디서 도매로 살지 몰라 급한대로 홈디포에 가서 구매해서 쓰기도 했다.

혈기 왕성한 20대라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초보티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회사 초창기에는 고객에게 무지하게 욕을 들어가면서 현장에서 일을 배웠죠. 이번만 하고 때려쳐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부지기수였죠. 하지만 밤에 와서 곰곰히 생각히 보니 고객의 말이 열에 아홉은 맞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고객과 싸우기보다 고객 만족을 위해 실력을 키우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쪽을 방향을 틀었죠. 사장인 제가 현장에서 일을 배우다 보니, 지금은 사무실에 있거나 운전하고 있어도 직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일처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훤히 알게 됐죠.’

 

◆ 체력, 정신력 한계 버틴 해병대 정신..."고객 입소문이 가장 무서워"

이민사회에서 이삿짐 회사라는 육체적으로 고단한 일상을 지켜준 것은 해병대 정신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고교를 졸업하자 마다 해병대를 자원입대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해병 특수부대에서 선발됐고, 부사관으로 지원해 UDT 중사로 제대했다. 강인한 훈련 덕분에 제대후엔 무서운 게 없었다. 혈혈단신으로 헐크 무빙을 하면서 필요한 체력과 스트레스를 이겨낸 것도 이때 배웠던 멘탈 덕분이었다. 

 

10년간 이삿짐 현장에서 이 사장이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고객’이었다.

“이삿짐 회사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경쟁업체가 아닙니다. 고객이 얼마나 만족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한인타운에 살던 한인이 이사를 평생 몇 번 할까요? 큰 집으로 이사한 분은 한번, 그렇지 못한 경우도 서너 번을 넘지 않아요. 한번 이사를 잘못해 드리면 그것이 고객의 기억에 남게 되고 절대 추천을 하지 않지요.  그러면 회사는 소리소문 없이 망하게 됩니다. 반대로 한번 잘한다고 인정받으면 꼭 추천을 해줍니다. 어떤 광고보다 고객 입소문만한 게 없다는 걸 이 때 알게 되었죠.”

 

그래서 회사 구호도 ‘열정만큼은 1등회사, 고객을 가장 무서워 하는 회사’로 정했다.

고객 만족을 최고로 여기는 크리스 이 사장의 경영 철학과 섬세한 이사 서비스 때문에 굵직굵직한 공공기관 이전 업무까지 진출하게 됐다. LA다운타운 연방이민국을 이전하는  이사대행 업체로 즐비한 미국 회사들을 제치고 헐크 무빙이 선정된 것이다. 수백만명에 달하는 이민자들의 신상과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있는 곳이라 어느 곳보다 깐깐한 신원조사와 서비스 자격심사를 받았다.

 

내로라 하는 미국 대형 물류회사를 제치고 이사대행업체로 선정된 이유를 알고보니 예전에 한 공무원의 이사를 잘 해준 덕분이었다. 그는 헐크 무빙의 이사 서비스에 감명을 받아 자신을 이민국 공보관이라며 앞으고 이민국 이전이 있을텐데 자신이 직접 추천업체로 소개하겠다며 연락이 가게되면 지원하라고 했다. 역시 입소문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케이스였다. 

 

 

◆  디즈니 원작자에게서 디자인한 헐크무빙 로고

지금 쓰고 있는 헐크무빙의 로고에도 이 대표의 열정이 담겨있다. 창업 초기부터 한인 최고의 이삿짐 회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그는 문득 헐크가 나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 길로 디즈니사를 찾아간 그는 직원들에게 헐크를 그린 원작자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개인정보라 줄 수 없다는 직원들의 반대와 몇 주간의 실랑이 끝에 헐크 원작자와 연결되었다. 헐크 원작자가 직접 그린 로고를 받는 덕분에 헐크 무빙은 저작권 시비없이 당당하게 로고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이삿짐을 나른 경우는 다운타운의 화장품 회사 물류 창고를 글렌데일로 옮긴 이사 건이었다. 매일,  장장 6개월 동안 수천 팔레트의 화장품을 옮겼다. 역시 화장품들이 깨지지 않고 도난없이 옮겨야 했기에 화장품 대표의 깐깐한 인터뷰를 거친 뒤 헐크 무빙이 선정된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한밤중에 울면서 전화를 건 한인 모녀였다. 고등학생 딸을 둔 한인 엄마는 한밤중에 갑자기 세입자 퇴거조치를 당했다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야간 이사를 요청했다. 비용도 없어 후불제로 하겠다고 했다. 자다 말고 전화를 받은 그는 안된다고 말하려다가, 이 밤에 얼마나 절박하고 어려웠으면 전화를 했을까, 만약에 이를 거절하면 이들 모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곤히 잠자고 있는 직원들에게 깨워 온갖 불평을 들으면서도 이사를 해줬다.

 

일년 뒤 대학생이 된 딸이 회사를 방문해 그 덕택에 무사히 공부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과 함께 고맙다는 감사 카드와 이사비용을 지불해 진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현재 한인타운에는 30여개의 중소 이삿짐 회사와 이삿짐 센터들이 난립해 있으며, 이사업체와 고객간의 분쟁으로 언론사에도 수시로 불만이 접수되기도 한다.

“이사 비용이 싸다고 해서 업체를 선정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제대도된 이삿짐 등록업체인지, 보험은 들었는지, 성실하고 믿을만한 직원을 채용하고 있는지 잘 알아봐야 합니다.” 이삿짐 베테랑의 조언이다. 헐크 무빙은 이삿짐 문제가 발생시 200만 달러까지 책임지는 파머스보험에 가입돼 있다.

 

◆  탄탄한 보험, 책임보상제...이젠 물류회사로 도약

이처럼 10년간 오르고 내린 경기의 파고를 겪으면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던 이 대표의 포부는 남다르다.

“초기에 이삿짐 회사로 자리잡도록 도와주신 분 중에서 대기업 물류회사 간부가 계셨는데, 이 분을 보면서 내 회사도 언젠가 물류회사로 성장했으면 하는 소망을 갖게 되었죠.”

이 대표의 염원이 소망에서 구체적인 현실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한국 물류회사들로부터 파트너십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항구에서 컨테이너가 도착하면 픽업해서 집까지 배달하는 드레지징 업무 영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과 미국 항구에서 물류 하역은 입성하기도 어렵지만 평소 업력의 전문성과 신뢰도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평소 귀국 이삿짐을 성실하게 처리했기에 연결된 기회였다.

"오늘의 (이사) 일은 끝나지만 고객의 기억은 영원히 남는다. 오늘도 고객이 만족할 만한 이사가 되었는지, 문제가 없었는지 직원들을 통해 반드시 체크합니다.”

“대형 물류회사로의 비전도 중요하지만 저는 매일 이말을 명심하면서 잠자리에 듭니다."

한인 최고의 이삿짐 회사에서 물류회사로 도약하는 헐크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된다.

 

▶ 문의: 헐크무빙 323-310-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