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이준 기자 |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미국 중소형 은행 10개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강등했다. 올 초 지방은행 일부의 연쇄 파산사태에 대한 조치인데 일주일전 신평사 피치가 미국 장기채에 대한 등급을 강등한데 이어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무디스는 소액 대출은행 가운데 M&T뱅크와 피나클 파이낸셜, BOK파이낸셜, 웹스터 파이낸셜 등 10개사의 등급을 하향했다. 무디스는 애널리스트 질 세티나와 애나 아소브는 "미국 은행들 일부가 금리와 자산부채 관리(ALM) 리스크에 놓여있다"며 "긴축적 통화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금융 시스템 전반의 예금(유동성)이 고갈됐고,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채권 등) 고정금리 자산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금융권의 유동성과 자본에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같은 이유에서 캐피탈원과 시티즌 파이낸셜, 피프스서드 뱅코프 등을 포함한 11개 은행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여기에 뉴욕멜론은행과 US뱅코프, 스테이트 스트리트,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컬린 프로스트 뱅커, 노던 트러스트 등에 대해선 잠재적인 등급하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많은 은행의 2분기 실적은 수익적인 측면에서 압박이 증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며 "2024년 초에 미국에서 경미한 경기침체가 벌어질 수 있고, 일부 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에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산 건전성이 견고하더라도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서 신용도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가 크게 인상되고 은행 시스템 준비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은행의 ALM(자산부채관리) 위험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 범위 내로 돌아올 때까지 금리는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기 미국 금리도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상승하고 있어 이는 은행의 고정 자산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지방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자본이 적기 때문에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대차대조표에서 고정금리 자산의 비중이 높은 기관일수록 수익성과 자본을 늘리고 대출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 측면에서 더 큰 제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스는 주로 통화정책 긴축으로 인한 자금조달 및 금리 리스크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보다 자산건전성 악화가 임박했다는 경고다.
무디스 보고서가 나오고 8일 증시가 개장하면서 은행주들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역은행 관련 ETF는 4% 넘게 하락했고, 등급이 하향된 M&T뱅크도 3% 이상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대형사인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까지 각각 2% 이상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