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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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결과 뒤집기'사건 판사 기피신청

처트칸 판사, 트럼프 지지자 살해 협박 받아

KoreaTV.Radio 권성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 뒤집기 사건으로 갈등을 빚던 담당 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을 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사건의 담당 판사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타니아 처트칸 판사가 편향된 판결을 할 위험이 있다며 그에 대한 기피신청을 제출했다.

 

 

트럼프 측은 처트칸 판사가 작년 의회 난동사건 가담자에 대한 재판에서 "피고인이 '아직도 단죄받지 않는 한 사람'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움직였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회 난동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즉, 처트칸 판사가 말한 아직도 단죄받지 않은 사람은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처트칸 판사의 이와 같은 언급은 트럼프가 기소되고 투옥돼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처트칸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공정한 재판을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이런 발언은 결과에 상관없이 재판을 망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처트칸 판사가 배정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를 자주 비난해 왔으며, 지난달에는 재판 장소 변경과 함께 처트칸 판사 기피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말 처트칸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혐의에 대한 첫 재판 날짜를 공화당 경선 판세가 결정될 가능성이 큰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바로 전날인 내년 3월 4일로 결정했다.

트럼프 측은 재판을 차기 대선 이후인 2026년으로 미뤄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당시 트럼프는 "오늘 편향된, '트럼프 혐오 판사'가 나에게 겨우 (특검이 제안한 재판 시작일부터) 두 달 연기를 허용했다"며 "바로 우리의 타락한 정부가 원하던 대로다. 슈퍼 화요일. 난 항소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처트칸 판사는 또한 의회 폭동 사건을 다루면서 피고인들에게 법무부 검사들이 청구한 양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자주 내렸다.

2021년 11월에는 하원 조사위원회가 의회 폭동 관련 백악관 문서를 확보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트럼프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결정문에 "대통령은 왕이 아니며 피고(트럼프)는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적어 주목받았다.

이 때문인 듯 처트칸 판사는 트럼프 지지자에 의해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자메이카 출신인 처트칸 판사는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상원에서 95대 0 투표로 인준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 법원에서 재판받을 사안뿐만 아니라 '성 추문 입막음'(뉴욕주), 기밀문건 유출 및 불법 보관(플로리다주), 조지아주의 대선 결과 뒤집기(조지아주) 등 총 4개 사건에서 91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