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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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10배로...냉동볶음밥 수출 급증 배경엔 이 기업

작은 볶음밥집이 ‘월클’ 됐다…미국 휩쓰는 K푸드의 비결은?

SiliconValley KoreaTV.Radio 다이아나 장 기자 |  냉동볶음밥 등 간편식을 제조하는 중소기업 한우물은 내년에 수출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목표로 삼고 있다. 재작년 수출액이 200만달러(26억원)를 조금 넘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10배 이상 수출 물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셈이다.

 

- 롯데그룹 본사가 있는 롯데월드타워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우물은 2017년 첫 진출 이후 꾸준히 미국, 대만, 중국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왔다. 코로나19 이후 한류 열풍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K푸드 위상이 올라가자 해외 시장 개척에 보다 역점을 뒀다. 하지만 현지 대형 유통업체를 뚫기는 힘들었다. 글로벌 업체들은 상품 경쟁력 이상으로 사회적 책임과 윤리 실천 등 ESG 경영 준수 여부를 요구해 계약 체결 단계에서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긴 위해선 제대로 된 ESG 경영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고민하던 2021년 9월 한우물에 손을 내민 것은 롯데였다. 냉동식품을 납품하며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던 롯데마트가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가 주관하는 ‘협력사 ESG 지원사업’ 참여를 제안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동반위에서 개발한 ‘중소기업 ESG 표준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한우물의 맞춤형 ESG 지표를 설정하고 개선 과정을 도왔다. 한우물의 ESG 지표 준수율은 45%에서 96%로 대폭 상향됐다. 한우물은 동반위로부터 ‘ESG 우수 중소기업 확인서’를 받았다.

 

ESG 우수 확인서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해외 시장에서 공신력 있는 자기소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우물은 미국 대형마트 납품을 위해 필수적인 ‘SQF(Safe Quality Food)’ 인증을 획득했고, ‘우수 농산물 관리시설’ 지정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곧바로 수출 확대로 이어졌다. 한우물은 지난해 미국의 한 대형 유통 체인과 62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은 2019년부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케미칼 등 9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협력사 ESG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ESG 경영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협력관계의 중소기업들이 자본과 인력 부족으로 자체적으로 ESG 경영체계 도입이 어렵다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ESG 지원 사업은 롯데 각 계열사가 동반위와 협약을 체결하며 진행된다. 롯데는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고 파트너사와 함께 수행계획서를 제출한다. 이후 동반위 중소기업 ESG 표준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업종·기업별 맞춤형 ESG 지표를 개발한다. 또한 파트너사 임직원 대상 ESG 교육과 ESG 역량 진단도 실시한다.

 

롯데가 최근 5년 동안 ESG 노하우를 전수해 준 협력사는 총 253곳이다. 이 가운데 124개의 기업이 동반위로부터 ‘ESG 우수 중소기업 확인서’를 받았다. ESG 우수 확인서를 받은 중기는 4개 시중은행 금리 우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수출 지원사업 참여 우대 등 혜택을 받는다.

 

동반위가 지난 4월 발간한 ‘협력사 ESG 지원사업’ 우수사례집에는 10가지 사례가 소개되는데, 그 중 3가지가 롯데와 파트너사의 협력 사례였다. 롯데케미칼의 합성수지 파트너사 두본은 지난해 ‘2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동반 해외진출 성공 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환경 규제와 무역 장벽이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서 롯데는 ‘협력사 ESG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ESG 기준을 충족하는 파트너사 확보가 롯데의 글로벌 경쟁력도 함께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