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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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R의 공포에…아시아 증시 '검은 금요일'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증시 발작
외국인, 선물 1.9조원 팔아치워
코스피 101P·코스닥 34P 빠져
日 5.8%, 대만 4.4% 동반 급락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가 2일 아시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제조업 관련 지수가 업황 위축을 가리키자 연방 중앙은행(Fed)의 오는 9월 금리 인하 예고까지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역대급’ 매도 충격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3.65% 급락한 2676.19에 거래를 마쳤다. 2020년 8월 20일(-3.66%) 후 약 4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2700선이 두 달 만에 붕괴했다. 연중 고점이던 지난달 11일(2891.35)보다는 7.4% 빠졌다. 이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4.21% 떨어졌고, 증시를 주도해온 SK하이닉스는 10.4% 폭락했다. 코스닥지수도 4.2% 급락한 779.33에 마감하며 800선을 내줬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검은 금요일’을 경험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81% 폭락한 35,909.7까지 밀렸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TSMC가 급락한 여파로 4.43% 떨어졌다.

이날 아시아 증시 급락을 촉발한 것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다.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지난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기 위축을 가리키는 46.8로 나오며 시장 예상치(48.8)를 밑돌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했다. 이날 나스닥 종합지수는 2.3%,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14% 떨어졌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자 외국인들은 코스피200 선물을 대거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에 베팅했다는 뜻이다. 이날 코스피200 선물 순매도 금액(1조9201억원)은 지난해 8월 2일(2조2952억원) 후 1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폭락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투톱’이었다. SK하이닉스가 무려 10.4% 폭락한 17만3200원에 마감하며 ‘18만닉스’가 깨졌다. 이날 SK하이닉스 하락 폭은 2011년 8월 18일(-12.24%) 후 13년 만의 최대다. 삼성전자도 이날 시총 20조8942억원을 까먹으며 7만9600원(-4.21%)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현대차(-3.75%) 기아(-4.46%) KB금융(-5.78%) 등 대부분의 시총 상위주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알테오젠(-7.52%) 셀트리온제약(-8.91%) 리노공업(-6%) 등 주요 종목이 밀리면서 지수가 2022년 9월 26일(-5.07%) 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