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1 (토)

닫기

손정의 "미국에 베팅"....1천억불 AI 데이터센터·칩에 집중 투자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16일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 트럼프의 옆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섰다. 손 회장은 “미국에 1000억 달러(한화 약 143조 7800억원)를 투자해 1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을 보던 트럼프는 “미국의 미래를 확신한다는 것”이라며 “투자액을 2000억 달러로 늘려 줄 수 없냐”고 웃으며 말했다. 손 회장은 “트럼프는 정말 뛰어난 협상가다. 노력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손 회장은 이번 발표로 트럼프 2기 정부의 첫 대규모 투자자로 각인되게 됐다. 그는 투자 계획 발표 직후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재빠르게 행동하는 것은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빠른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 돈을 트럼프 정부 기간 동안 인공지능(AI)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깜짝 손님으로 등장한 손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임기 동안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고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손정의, 대규모 美투자로 AI 질주

손정의 회장은 그 동안 유망한 스타트업과 사업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AI 분야에는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에야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에 5억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미국 투자로 AI 분야에서 단숨에 선두 그룹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이날 투자 내용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AI와 관련 인프라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AI 개발용 데이터 센터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AI용 반도체 개발, 로봇, 에너지 등도 손 회장이 트럼프에게 제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가 소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앞세워 미국에서 AI 반도체 설계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 회장은 최근 AI 분야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소프트뱅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10년 뒤 인간보다 1만배 똑똑한 ‘초인공지능(ASI)’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SI가 현실화해 로봇과 연결되면 생산 뿐 아니라 청소, 쇼핑 등 다양한 작업을 인간 대신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에서 젠슨 황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일본을 AI로 리셋하겠다”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AI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