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16일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 트럼프의 옆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섰다. 손 회장은 “미국에 1000억 달러(한화 약 143조 7800억원)를 투자해 1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을 보던 트럼프는 “미국의 미래를 확신한다는 것”이라며 “투자액을 2000억 달러로 늘려 줄 수 없냐”고 웃으며 말했다. 손 회장은 “트럼프는 정말 뛰어난 협상가다. 노력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손 회장은 이번 발표로 트럼프 2기 정부의 첫 대규모 투자자로 각인되게 됐다. 그는 투자 계획 발표 직후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처음에 재빠르게 행동하는 것은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빠른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 돈을 트럼프 정부 기간 동안 인공지능(AI)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손정의, 대규모 美투자로 AI 질주
손정의 회장은 그 동안 유망한 스타트업과 사업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AI 분야에는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에야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에 5억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미국 투자로 AI 분야에서 단숨에 선두 그룹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이날 투자 내용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AI와 관련 인프라 조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AI 개발용 데이터 센터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AI용 반도체 개발, 로봇, 에너지 등도 손 회장이 트럼프에게 제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가 소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앞세워 미국에서 AI 반도체 설계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 회장은 최근 AI 분야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소프트뱅크 정기 주주총회에서 10년 뒤 인간보다 1만배 똑똑한 ‘초인공지능(ASI)’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SI가 현실화해 로봇과 연결되면 생산 뿐 아니라 청소, 쇼핑 등 다양한 작업을 인간 대신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에서 젠슨 황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일본을 AI로 리셋하겠다”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AI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