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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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캐나다 관세에 불똥" 한국 가전·배터리 전략 수정 고심

한국가전·배터리 전략 수정 고심
한국 제품 가격 경쟁력 약화 가능성 ↑
미국 현지 생산 강화 등 여러 방안 검토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두 국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던 관련 업계가 전략 수정에 나설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당초 멕시코는 인건비가 저렴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북미 수출과 관련한 최적의 요충지였다. 

현재 멕시코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과 TV 등의 공장을 운영하고 기아도 자동차 공장이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트랜시스도 생산 공장을 운영한다. 하지만 미국의 25% 고율 관세가 현실이 되면서 멕시코를 주요 생산 기지로 활용해온 국내 기업들이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공장. LG전자 제공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공장. LG전자 제공

기업들은 돌파구로 미국 현지 생산 강화를 고심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나 가전 같은 최종 제품은 현지에서 생산해 바로 판매하면 관세 부담이 많이 줄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는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 등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구축해둔 현지 생산 체제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 모두 미국 대선이나 지정학적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었으며, 생산시설 이전이나 생산지 변화 등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건비와 환율 등 미국 현지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현지 생산 확대는 장단점을 따져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는 북미 최대 핵심 광물 생산지로, LG에너지솔루션·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 등 전기차 및 배터리 기업이 진출해 있었다. 캐나다 역시 USMCA 체결국이라는 이점도 있어서 북미 지역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진출 거점으로 꼽혔다. 캐나다에 합작 공장을 짓는 중이거나 최근 완공한 기업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앞으로 25% 관세가 부과되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해당 기업들도 미국의 정책을 면밀하게 살피며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석유, 가스, 의약품 등에 대한 부문별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의 경우 추가 관세를 매기면 한국도 타격을 입게 된다. 관세 부과로 한국산 반도체의 가격이 오를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고, 반도체 주요 고객인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장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지원법(CSA)에 비판적인 입장이기에 이마저도 불확실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