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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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산불로 한인 피해 300건...29명 사망·건물 2만채 삼킨 최악의 산불

 

 

서울시 3분의 1 면적 태우고 24일 만에 진화…"경제적 손실 최대 237조원"

건물 잔해 철거에만 몇 달, 인프라·주택 완전 재건까진 수년 걸릴 수도

지난 5일(현지시간) LA 알타데나의 산불 피해 지역에서 집터를 둘러보는 주민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올해 연초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를 뒤흔든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지난달 7일 LA 카운티 내 여러 곳에서 허리케인급 돌풍을 타고 동시 다발한 산불은 1만8천채가 넘는 주택·건물을 집어삼켜 경제적 피해 규모 면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극한 가뭄과 강풍 속에 3주가 넘게 이어진 산불은 24일 만에 겨우 진압됐고, 수만 명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이재민이 됐다.

산불 발생 초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인들의 크고 작은 피해도 약 3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A 산불 피해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모든 집이 불에 탄 모습

◇ 국지성 돌풍 타고 순식간에 주거지 덮친 산불…최소 29명 숨져

이번 LA 산불은 역대 다른 산불과 달리 산지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주택들이 밀집된 여러 마을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지난달 7일 오전 LA 서부 해안의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가장 먼저 발생한 산불('팰리세이즈 산불')은 당시 이틀째 LA 일대를 강타한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를 타고 몇 시간 만에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당일 오후 LA 동부 내륙 알타데나 지역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산불은 산자락에 자리 잡은 주거지로 순식간에 내려와 그 일대를 초토화했다.

15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급히 대피했지만,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안타깝게 희생됐다.

6일 캘리포니아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튼 산불 지역에서 17명,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12명 등 최소 29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또 이들 지역에서 산불과 관련해 접수된 14명의 실종 신고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LA 퍼시픽 팰리세이즈 해변에 산불이 휩쓸고 간 모습

2건의 대형 산불에 더해 다른 지역에서도 산불이 잇달아 최대 7건의 산불이 동시에 진행됐다가 차차 진화됐고, 대형 산불 2건은 무려 24일간 지속됐다.

진화될 만하면 다시 돌풍이 불어 위험해지는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긴 끝에 소방 당국은 지난달 31일에야 100% 진압을 선언했다.

 

수개월간 내리지 않던 비가 지난달 25일부터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면서 진화에 큰 도움을 줬다.

이번 산불 피해 면적은 팰리세이즈 산불이 94.9㎢, 이튼 산불이 56.7㎢, 뒤늦게 발생한 '휴스 산불'이 42.2㎢로 도합 193.8㎢에 달했다. 이는 서울시(605.2㎢) 전체 면적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한 고급주택이 불에 타고 수영장만 남아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