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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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대 이제 뉴노멀?...외환위기 이후 최고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 노멀'로 정착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 고착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 외환 시장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두 달 반 동안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50.7원을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1451~1458원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달 말까지 남은 11영업일간 100~200원 폭락하지 않는다면 1분기 환율은 1998년 1분기(1596.9원)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분기당 환율은 외환위기였던 1997년 4분기 1151.2원에서 1998년 1분기 1596.9원으로 치솟았다. 그러다 같은 해 2~3분기에는 1300원대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1200원대로 더 낮아졌다.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분기 1418.3원으로 다시 1400원대에 올라섰으나 이후로는 1100원~1200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미 연준의 긴축 기조 등에 따른 ‘강달러’ 현상으로 인해 2022년 3분기부터 1300원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비상계엄 사태가 빚어지는 등 대내외적 충격에 환율은 1400원대 중반으로 수직 상승했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2월(1436.8원), 1월(1455.5원), 2월(1445.6원)에 이어 3월에도 지난 14일까지 평균 1452.6원을 나타내면서 4개월 연속 1400원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환율이 넉 달째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역대 처음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장 대신 해외 투자에 매진하면서 달러가 유출되는 상황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2월에만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로 103억달러가 유출됐다.

강달러 현상이 주춤하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가 1월 초 110선을 넘다가 103대로 밀리는 등 다른 주요국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데도 원화는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달러당 160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147엔 선으로 떨어졌고, 달러 ·유로 환율도 유로당 1.02달러까지 밀렸다가 3월 들어서는 유로당 1.08~1.09달러까지 반등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원화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금리를 결정짓는 성장세도 1%대 저성장이 예상되면서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