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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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정책 따라 롤러코스터 장세…코스피·원화 급반등

위험선호 심리 회복에 코스피 6.6%↑·원/달러 환율 27.7원↓
매수 사이드카 발동…외국인 10일 만에 국내 증시 복귀

 

코스피, 미 관세유예에 반등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향방에 따라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주가와 원화 가치 등이 큰 폭으로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상호관세 유예에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10일 국내 주가지수와 원화 가치가 일제히 크게 뛰었다.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중국 외 국가에 상호관세를 유예하고 협상할 의지를 밝히자 주가지수와 원화가 최근 급락분을 되돌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1.36포인트(6.60%) 치솟은 2,445.06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보다 101.43포인트(4.42%) 뛴 2,395.13으로 출발한 뒤 장중 5%대 급등세를 유지했다. 


미국 관세 유예에 급등한 코스피

 

개장 직후엔 코스피200선물의 급등으로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 정지(사이드카)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간밤에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12% 폭등하는 등 역시 급반등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 아시아 증시에서도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9.13%, 대만 자취안지수가 9.25%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1.16% 올랐다. 

 

이날 우리나라 주가 급등에는 최근 9거래일 연속 자금을 순유출하던 외국인의 복귀가 도움이 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천28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선물에서는 8천100억원을 순매수해 현선물 합계 1조1천억원이 넘는 규모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현선물 합계 순매수를 한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우려로 크게 하락했던 업종이 일제히 크게 반등했다"며 "미국의 중국 견제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이차전지, 조선 등은 반사 효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에 큰 오름폭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분간 협상 과정에서 나오는 노이즈에 따라 상·하방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450원대로 급락하면서 최근 상승분을 일부 되돌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가)는 전날보다 27.7원 내린 1,456.4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전장보다 38.1원 떨어진 1,446.0원으로 출발했다가 곧바로 달러 저가 매수세가 들어와 낙폭이 줄었다. 환율은 1,450원대 후반∼1,460원대 초반에서 주로움직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누그러지고 위험선호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다"면서도 "관세 협상을 한다지만 아직 10% 보편관세가 유효하고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됐다는 점은 불안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관세 10%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상호관세 유예와 관련해 "보복하지 않고 협력하겠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겠다고 말하는 나라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對)미 관세를 84%로 올리고 미국이 대중 관세를 125%로 끌어올리면서 미·중 관세 갈등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시장은 일단 관세 협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중장기물 중심으로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437%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702%로 3.0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2.6bp 하락, 0.5bp 상승으로 연 2.514%, 연 2.486%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636%로 1.6bp 내렸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1.9bp, 1.7bp 하락해 연 2.535%, 연 2.406%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는 미 국채 금리 급등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해 8∼9일 이틀 동안 상승했다.

가상자산도 위험선호 심리 회복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상호관세 유예에 급반등한 비트코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1억2천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억6천만원대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이후 점차 하락해 관세 우려가 확대됐던 지난 7일에는 1억1천만원대까지 내렸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전날 200만원대까지 내렸으나, 이날 230만원대로 회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