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미국 정부의 대중국 관세정책이 장기화되면서, 남가주 부동산 시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캘리포니아부동산협회(C.A.R.)의 3월 통계에 따르면, 남가주 주요 카운티의 주택 중간가격은 전달과 비교해 큰 변동 없이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높은 모기지 이자율과 늘어난 주택 재고, 그리고 지속적인 무역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잠재적 구매자들이 주택 구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Zillow)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남가주 6개 카운티의 평균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38% 상승한 87만 5,90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2개월 동안의 가격 상승률은 1.9%로, 2023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을 보였다.
질로우의 수석 경제학자인 오르페 디본가이( Orphe Divounguy)는 "주택 시장은 더 이상 ‘셀러 마켓’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오렌지카운티와 로스앤젤레스카운티의 경우, 2월 대비 평균 0.2% 내외의 미세한 가격 상승에 그쳤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되레 소폭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정체가 금리 영향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건축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 지연 등 ‘간접적 관세 충격’이 주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 경제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대중국 관세는 아직까지 유효하고, 특히 철강·목재 등 건설 관련 자재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라며 “이는 신규 주택 공급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어, 남가주와 같이 재고가 부족한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과 거래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기조와 맞물려 바이어들의 관망세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남가주 주택시장은 상승도 하락도 어려운 ‘정체의 늪’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