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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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쳐서 체류기한 사흘 넘겼는데… 100일간 감옥행 '봉변'

아일랜드 30대 남성 사연....영국, 호주, 캐나다 관광객 ICE 억류 사례 늘어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아일랜드 남성이 출국 시한을 사흘 넘겼다가 100일가량 구금된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최대 90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VWP)을 통해 미국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 “(아일랜드뿐 아니라) 영국, 호주, 캐나다 관광객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억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토머스(35·가명)는 지난해 가을 여자 친구를 만나러 미국에 입국했다. 10월 귀국할 예정이었던 그는 종아리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걷기가 어려워지자 미국에서 좀 더 지내며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아일랜드와 미국 당국에 체류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호텔에서 토머스와 여자 친구가 다투는 소리를 다른 투숙객이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에 체포됐을 때 출국 시한을 3일 넘긴 상태였던 토머스는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났지만, 바로 다시 붙잡혀 ICE 구금 시설로 이송됐다. 지난 2월엔 족쇄를 찬 상태로 연방 교도소로 보내졌다. 토머스는 “그곳엔 바퀴벌레와 쥐가 들끓었고 음식은 정체불명의 고기와 뼈가 뒤섞인 오물에 가까웠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토머스는 약 100일간의 구금 생활을 거쳐 올해 3월 강제 추방 형식으로 아일랜드에 돌아왔다. 그는 10년간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이민자 권리 전문 변호사는 가디언에 “미국의 강화된 이민 정책 앞에서는 우방국 출신도 취약한 존재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강화된 입국 절차를 각국 대사관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도 지난 4월 “허가된 체류 기간을 한 번이라도 초과하면 미국 여행이 영구적으로 금지되거나, 비자 면제 프로그램 자격 조건을 충족했더라도 향후 비자 발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안내문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