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인근 조그만 해안가...상어 공격 사망사고는 59년만
호주 시드니 인근에서 몸길이가 최소 3ｍ로 추정되는 백상아리에 사람이 물려 죽는 사고가 발생해 주변 해변이 줄줄이 폐쇄됐다.
17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20㎞ 정도 떨어진 리틀베이 비치에서 수영하던 남성이 상어에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백상아리에게 복부를 물어뜯겨 사망한 희생자는 35세의 다이빙 강사 사이먼 넬리스트(Simon Nellist)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몸길이가 짧아도 3ｍ는 되는 백상아리였다고 증언했다.
구조 헬기와 구급차 4대가 급파됐으나 피해자는 결국 숨을 거뒀으며 구조당국은 피해자가 끔찍하게 다친 상태였다고 전했다.
주변에서 골프를 치거나 물고기를 잡던 이들이 참혹한 현장을 목격했으며 상어가 피해자를 공격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져나가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딜런 파커 시장은 "그런 몸서리쳐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망사고는 완전히 충격적"이라고 탄식했다.
시드니 인근 해변에서 상어의 공격으로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진 것은 1963년 이후 59년 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자 사이먼 넬리스트는 실력있는 다이빙 강사로, 호주 시간으로 수요일(16일) 오후 다가오는 자선 수영 행사를 위해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사이먼이 사고를 당한 해변가는 가족 단위로 조용히 수영을 즐기는 한적하고 조그만 해변으로 커다란 상어가 출현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곳이지만, 최근 폭풍의 여파로 이날 백상아리가 쏠려온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현지의 뉴 사우스 웨일즈(New South Wales) 경찰은 사고 직후인 이날 오후 4시 30분 경 리틀 베이(Little Bay) 비치 근처에 도착해 수색한 뒤 "물 속에서 사람의 유해를 발견했다" 고 밝혔다.
NSW 앰뷸런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불행히도 이 사람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고 구급대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지 관리들은 넬리스트가 이 해변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는 이곳에 와서 거의 매일 수영을 했다"고 전했다.
넬리스트는 호주에 살고 있었지만 영국인이었고, 전 왕립 공군 멤버(Royal Air Force)이기도 했다.현지 TV 채널 '세븐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넬리스트의 한 친구는, 넬리스트가 약혼녀와 지난 해에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결혼식을 뒤로 미뤄야 했었다고 말했다.
영화 '죠스'로 널리 알려진 백상아리는 상어 중에서도 가장 난폭한 종으로 최대 몸길이는 6.5ｍ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가 지난 이날 시드니의 유명한 해변 본다이 비치를 포함해 10여 개의 인근 해변들이 폐쇄된 채 상어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미끼를 달고 상어를 유인·포획하는 장비가 6대 설치됐고 드론도 여러 대 배치됐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더운 날씨지만 당국은 주민과 여행자에게 바다에 들어가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현지 주민 캐런 로말리스는 로이터통신에 "몇몇 미친 서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에) 들어가는데 대부분은 상어가 없어질 때까지 물에 들어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바다 수영 행사는 취소됐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시드니에서 발생한 상어 공격과 관련해 NSW 경찰과 영사 직원들이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하며 "우리는 희생된 영국인의 가족을 돕고 있으며 이 어려운 시기에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넬리스트가 호주로 이주하기 전 몇 년간 일했던 영국의 한 호텔에서도 넬리스트의 가족과 약혼녀,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은 기도문과 함께 애도를 표했다.
"사이먼은 훌륭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소중한 직원이었으며 항상 손님과 모든 동료 팀원들에게 인기가 있었습니다. 편히 잠드소서, 사이먼." ("Simon was a wonderful man. He was a valued member of staff and was always popular with guests and all fellow team members. Rest in peace, 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