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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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의 핵부대 태세강화 비난…"에너지 제재 아직 테이블에 있어"

백악관 대변인 "위협 만드는 푸틴의 패턴…러, SWIFT 배제로 이란급 전락"

美, 우크라 지원계획 잇따라 내놔…"우크라 대통령 용감히 맞서, 긴밀 접촉"

미국 백악관은 오늘 아침(27일) 러시아가 핵무기 운용부대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며 긴장을 더욱 높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협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금껏 사용하지 않은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추가 가능성도 시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운용부대 경계 태세 강화 지시에 대한 질문에 이는 정당한 이유 없는 긴장 고조와 위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키 대변인은 "이는 이번 분쟁 내내 푸틴한테서 봐왔던 하나의 패턴"이라며 "국제사회와 미국은 이 프리즘을 통해 이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푸틴의 패턴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위장전술작전'을 펼쳤듯이 이번 지시 역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목적이라는 게 미국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아직 취해지지 않고 있는 대러시아 에너지 제제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며 러시아의 에너지 분야 제재가 완전히 배제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 사태는 미국이 국내 에너지 공급을 강화하고 석유와 가스를 넘어 에너지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의 12%, 천연가스의 17%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실제로 서방이 대러 에너지 제재를 시행한다면 러시아 경제에 대한 타격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러시아가 석유와 천연가스 주요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에너지 분야를 제재할 경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서방 국가 역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지금껏 푸틴 대통령과 측근들을 제재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주요 은행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고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는 강력한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또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2' 승인이 중단된 데 이어 미국은 이 가스관 주관사인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을 제재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일부 은행들을 SWIFT에서 배제하기로 한 제재를 거론하며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금융시스템에서 단절되면서 이란과 동등한 수준에 놓이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사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인도적, 경제적, 방위적 군수물자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3억5천만 달러(약 4천215억 원) 추가 지원안을 발표한 데 이어 추가로 5천400만 달러(약 650억 원)의 인도적 지원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수도 키예프를 떠나지 않고 항전을 이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그는 푸틴의 침략에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우린 그와 긴밀하게 접촉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