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미국 하원이 동성 결혼 성문화법(이른바 결혼 존중법)을 최종 통과시킨 가운데, 미국인의 절반은 이 법안이 종교 자유에 끼칠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수 여론조사 기관인 라스무센 리포트(Rasmussen Report)는 6일 미국 유권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유권자의 62%가 두 개인의 모든 결혼을 연방법에 따라 보호하는 결혼 존중법(Respect for Marriage Act)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에서 응답자의 40%는 동성결혼 법안에 대해 강력히 찬성한 반면, 33%는 반대했으며 21%는 적극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강력히 지지하는 집단의 82%가 동성 결혼의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이든을 강력히 반대하는 유권자 집단에서는 14%만이 이 법안에 동의했다.
법안 중에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단체를 상대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누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보장한 조항에 대해 유권자의 49%가 찬성했다. 그러나 45%는 해당 조항을 반대했으며, 그중 32%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라이언 뱅거트는 이 법안이 “모든 곳에서 종교의 자유를 훼손하고 소송 위협을 이용해 미국인들의 토론을 묵살하며, 신앙인을 공공 광장에서 배제하려는 (동성애) 활동가들에 의해 미국 전역에서 약탈적인 소송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거트의 이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유권자의 절반(50%)은 “그렇다”고 답했으며, 그중 36%는 “매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유권자는 39%로, 그중 26%는 강력히 반대했다. 또 다른 12%는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원의 81%, 공화당원의 35%가 이 법안을 지지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무소속 유권자는 65%가 이 법안에 찬성했다.
동성혼을 불허하는 단체를 상대로 누구나 소송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민주당원 71%, 무소속 51%가 찬성한 반면, 공화당원 유권자는 25%만이 지지했다. 그러나 민주당원(38%)이나 무소속(49%)보다 더 많은 공화당원 유권자(64%)는 이 법안이 “모든 곳에서 종교의 자유를 훼손시킨다”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인종별로는 결혼 존중법을 찬성한 백인은 58%, 흑인은 73%에 달했으며, 기타 소수민족의 69%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법안이 종교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의견에는 흑인(55%), 기타 소수민족(54%)은 과반수가, 백인 유권자는 46%가 동의했다.
연령별로는 40세 미만 유권자의 75%가 이 법안을 찬성한 반면, 40~60세 유권자는 58%, 65세 이상 유권자는 52%가 찬성했다. 특히 40~60세 유권자들이 법안이 “모든 곳에서 종교의 자유를 훼손한다”라는 데 가장 많이 동의했다.
종교의 자유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남성(55%)이 여성 유권자(45%)보다 더 많이 동의했다. 반면, 소득이 높은 유권자는 소득이 낮은 유권자보다 동성혼 법안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펄스오피니언리서치와 11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온라인 및 전화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 범위는 ±3%포인트다.
보도에 따르면 상원은 지난 8일 동성 결혼 성문화법을 찬성 258표 대 반대 169표로 통과시켰다. 현재 이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주 상원에서 61 대 35로 통과됐으며, 앞서 7월 하원 본회의에서 267 대 157로 가결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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