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7 (목)

닫기

민주, 송영길 '서울시장 차출론' 시끌…명-낙 대리전 우려도

宋, 오늘 오후 SNS로 사실상 출사표…경선도 수용할듯

서울 지역 의원들, 집단 반발 움직임

더불어민주당이 1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을 두고 내부 마찰을 빚고 있다.

송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이 거론되자 당내 목소리가 찬반으로 갈리면서 급기야 계파 간 신경전 양상도 노출하고 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는 서울시장 후보군에 당내 거물급 인사 전원을 포함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하며 '중립'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내 파열음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의 변을 밝히고 이날 중 서울로 주소지를 옮길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선거 출마자는 공직선거법상 4월 2일 안으로는 해당 지자체로 주소지를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송 전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내일 정도에는 아무튼 결정하려고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송 전 대표 측 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메시지는 직접적인 출마 선언은 아니고 의지를 굳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사전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들 간 적절성 검증은 물론이고 경선에도 얼마든지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송 전 대표로선 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으니 총대를 짊어지고 살신성인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다수의 요청 때문인데 개인의 정치적 욕심 등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통도사에서 템플스테이 중인 송영길 전 대표
통도사에서 템플스테이 중인 송영길 전 대표(서울=연합뉴스) 양산 통도사에서 템플스테이 중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5월 종료되는 것과 관련, "전직 대통령이 고향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시대, 더이상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의 하나가 되겠다"고 27일 오전 페이스북에 밝혔다. 2022.3.27 [전용기 의원실 제공]

다른 쪽에서는 반작용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서울을 지역구로 둔 다수 의원이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의원들이 전날 밤 긴급회동을 하고 지방선거 관련 대책 논의를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시의원들 사이에 '송영길은 안 된다'는 비토론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기초의원의 반대 기류가 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초선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임이라는 위기의식이 크다. 그래서 어떻게 선거 구도를 짜 갈 것이냐를 논의했다"며 "우려하는 의원들이 많긴 하지만 송영길에 반대하는 집단행동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의 등판론 뒤에는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송영길 반대파'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서울시장 등판론도 거론하고 있어, 자칫 명-낙 대리전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근인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송 전 대표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이재명계 사람들이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부추긴 것 아니냐"며 "당이 합심해서 이낙연 전 대표를 추대하고 분위기를 만든다면 마냥 거부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서울시장 차출론과 관련, 최측근 인사들에게 정색하며 "말이 되는 소리냐",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