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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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지리산으로 이사 온 반달가슴곰 첫 증손주 얻어

복원사업 18년만의 경사…총 79마리, 이제는 '서식지 포화' 걱정

첫 4세대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태어났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18년 만의 경사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 일대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이 총 79마리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4~5월 동면에서 깨어난 반달가슴곰들을 확인한 결과 어미 3마리가 새끼 5마리를 새로 낳은 것이 확인됐다.

올해 태어난 새끼 가운데 한 마리는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시작된 2004년 러시아에서 들어온 'RF-05'의 증손주다. RF-05가 2012년 낳은 KF-52의 2018년생 딸 KF-94가 첫 새끼를 낳은 것이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가계도.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리산 반달가슴곰 가계도. [환경부 제공]

RF-05는 올해 증손주를 얻었을 뿐 아니라 새끼도 2마리 낳았다.

2004년생으로 18살인 RF-05는 2009년 첫 새끼를 낳은 뒤 올해까지 7차례(2009·2012·2013·2016·2019·2020·2022년)에 걸쳐 새끼 10마리를 출산했다. 반달가슴곰 평균수명(25년)을 생각하면 새끼를 낳기에 다소 나이가 있지만, 건강에 문제가 없고 새끼를 키우기 위한 활동도 왕성히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4세대 반달가슴곰 탄생은 지리산이 반달가슴곰 서식지로 적합하며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는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이 너무 많아 문제다.

먹이나 개체행동권 등을 고려하면 지리산 일대에 반달가슴곰 56~78마리(최적 64마리)가 사는 것이 적정한데 79마리가 살아 '포화'한 상황이다.

현재 지리산 일대에서 벗어나 사는 반달가슴곰은 4마리다.

이 반달가슴곰들은 모두 덕유산에서 활동하며 수컷으로 덕유산에서 활동·동면하다가 교미할 때가 되면 지리산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덕유산에 불법 사냥도구 등을 제거해 반달가슴곰이 안전하게 서식할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암컷을 덕유산에 인위적으로 들여보내 곰들이 덕유산에 완전히 정착하게끔 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