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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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부총리 후보, 14년만에 '임명 후 검증' 교육부 장관 될까

국회 공백에 청문 일정 안갯속…2008년 안병만 장관 청문회 없이 임명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이 지연되면서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이 '선(先) 임명 후(後) 검증'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교육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청문회 일정이 단기간에 잡히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후보자 출근
박순애 사회부총리 후보자 출근(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7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5.27 hama@yna.co.kr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는 국회 상임위인 교육위원회가 실시하게 돼 있는데 현재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상임위가 없는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6·1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등 쟁점을 놓고 견해차가 워낙 커 결론을 내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특위 구성 권한이 있는 국회의장도 공석이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국회가 인사청문요청안을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청문을 마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은 청문회가 열리지 않거나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경우 최장 10일의 기한을 정해 국회에 청문보고서 송부를 요청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인사청문요청안이 30일 제출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다음 달 하순부터는 청문회 없이도 윤 대통령이 부총리를 임명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에서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청문회 없이 임명됐다.

당시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지금처럼 여야 이견으로 지연되면서 인사청문회를 치르지 못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3개 부처 장관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했다.

안 전 장관은 임명된 지 약 한 달 뒤인 9월 초 정기국회가 열리면서 상임위 차원의 '사후 인사검증'을 받았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현시점에 청문회 없이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철 후보자가 각종 의혹 속에 '윤석열 내각 낙마 1호'로 기록되고 그 후속으로 지명된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되면 인사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과 함께 인사청문회 제도의 실효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

박 후보자 외에도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 등 청문회를 기다리는 후보자가 적지 않은데 교육부와 함께 복지부까지 후보자가 검증 과정에서 낙마한 부처가 둘이나 되는 만큼 여론을 더 민감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 구성이 평균 40일가량이 걸리는데 그 사이 국회의장단이 선출돼 청문 특위를 꾸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특히 의장단 선출은 여당이 반대하는 상황이라 '청문회 패싱'은 (대통령에게) 적잖은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계에서는 박순애 후보자가 과거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다른 공공기관 비상임이사직을 맡아 이해충돌 소지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전날 설명자료를 내 박 후보자가 2008년까지 '공기업' 평가를 담당했는데 그가 비상임이사를 겸직한 한국환경자원공사는 '준정부기관'으로 평가 대상 기관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도 평가에서는 박 후보자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중 '문화국민생활유형'을 담당했는데, 한국환경자원공사는 '산업진흥유형'이었다고 교육부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