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도 집값 하락과 함께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젊은 세대의 고통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에서 미국 시애틀, 한국 서울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인플레이션 탓에 미 연방준비제도 등 각국 중앙은행이 수십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 주택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팬데믹 경기부양을 위해 2년 넘게 유지됐던 이지머니(easy money), 즉 저금리로 빌린 대출금으로 주택을 구입했던 이들이나, 주택 신규 구매자들 모두 금리 급등으로 어려움에 빠졌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활동을 시작한 20~30대 MZ세대 등 젊은층이 위험하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이들은 물가 상승으로 실질 임금은 하락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평생 처음 경험하기 때문이다. 노무라 증권의 글로벌 시장 조사 책임자인 롭 서브바라만은 “이들에게는 현재의 금융환경이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가 가장 심한 곳은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스페인, 영국 등이다. 이들 나라에선 최근 부동산 가격이 20~30% 급락했고, 캐나다 토론토에선 40% 넘게 폭락했다. 이런 나라들은 변동 대출금리를 채택,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주택 금융비용이 급격히 상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같은 부동산 버블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반면 미국은 당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 이번 금리인상 국면에선 충격이 가장 작은 국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기는 시작에 불과하며, 부동산 시장 침체는 향후 2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각국 금리인상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떄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 주택시장 보고서를 공동 저술한 전 일본은행 이코노미스트 히라타 히데아키 호세이대 교수는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면서 “2023년과 2024년에 세계에서 주택시장이 동시에 침체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미국에선 모기지 시장에서 고정 대출금리가 99%를 차지하는데도, 미 연준의 급격한 연방기금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 모기지 금리가 치솟자 주택 수요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세계 부동산 시장이 향후 2년간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KoreaTV.Ra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