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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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한인여성 살해사건 22년만에 원점

1999년 한인 여자친구 살해 혐의로 복역 애드난 사이드 석방
...한인 이해민씨 살해 새 용의자 확보에 증거 불충분 이유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10대 한인여성 ‘이해민 살인사건’이 22년만에 미국으로 빠져들었다.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돼 22년간 복역중이던 범인에 대한 유죄 판결을 취소됐기 때문이다. .

CNN은 미국 법원이 지난 1999년 한인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20년 넘게 복역 중이던 애드난 사이드를 새 용의자 확보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석방하라고 명령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사이드는 1999년 1월 당시 여자친구였던 이해민 씨(당시 17세)를 목 졸라 죽인 뒤 공원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돼 2000년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사이드와 이해민 씨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 있는 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사건을 1년 가까이 재수사한 메릴랜드주 검찰은 2명의 다른 용의자에 대해 새 정보를 확보했고, 이전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된 휴대전화 기지국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며 최근 법원에 유죄 판결 취소를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2명의 용의자가 따로 있거나 연루됐을 가능성도 확인했다.

재수사를 감독한 마릴린 모스비 검사는 성명을 내 “용의자들은 1차 조사 당시 파악된 사람들이었지만 추후 배제되거나 변호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검찰은 “재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중 한명은 이 씨를 살해할 동기가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이씨를 협박했다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했다.

 

 

멜리사 핀 메릴랜드주 지방법원 판사는 이를 인정해 검찰의 청구를 승인했다.

판결 이후 모스비는 “우린 아직 사이드가 무죄라고 선언하지 않았다”며 “(검찰은) 공정과 정의를 위해 사이드가 새로운 재판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결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었으니 재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사이드에 대한 새 재판을 진행할지 무혐의로 사건을 종료할지는 DNA 분석 내용 등 조사 결과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사이드는 추적 기능이 있는 전자 발찌를 착용하게 된다.

지난 3월 사이드와 검찰은 DNA 검사를 공동 신청했다. 피해자의 옷에 터치 DNA 검사를 요청했는데, 이는 재판 당시 없었던 기술이다.

2019년 방영된 HBO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드넌 사이드 판례’에서 사이드의 변호사는 피해자 시신과 차에서 회수한 12개의 샘플에서 사이드의 DNA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변호인단은 무죄를 선고한 검찰이 그간의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평가했다.

사이드의 국선 변호인인 에리카 슈터는 “사이드를 범죄에 연루시킬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고 다른 용의자를 가리키는 증거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당한 유죄 판결은 참을 수 없다”고 전했다.

메릴랜드 주 국선 변호인 나타샤 다티그도 “무고한 사람은 수십 년 동안 잘못 투옥되어 있지만 실제 가해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나 증거를 찾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이해민 살인사건’은 2014년 미국 팟캐스트 프로그램 ‘시리얼'(serial)이 조명하며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언론인 새러 쾨니그가 제작한 논픽션 라디오 드라마인 시리얼은 2014년 10월 이해민 씨 피살 사건을 다루며 사이드가 범인임을 확정할 수 없는 물리적 증거나 목격자가 없다고 주장하며 유죄 판결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죄 판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가 시작됐다.

이번 재판은 시리얼이 사건을 파헤친 지 8년 여 만에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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