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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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푸틴,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 멈추라”

프란치스코 교황, 러시아 전쟁중단 촉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폭력과 죽음의 악순환을 멈추라”고 했다. 교황이 푸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전쟁 중단을 촉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연설에서 “나의 호소는 무엇보다 러시아 연방 대통령을 향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합병하고 나선 것에 대해 “이는 핵 위기를 고조시켜 전 세계적으로 통제 불가능하고 재앙적인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일으키고 있다”며 “국제법 원칙에 반하는 행보로 야기된 엄중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인류가 다시 한번 핵전쟁에 직면한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또 무엇이 일어나야 하고,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하는가”라고 했다.

교황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진지한 평화 제안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도록 호소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사회 주역들과 정치 지도자들이 위험한 사태를 피하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전쟁을 “공포와 광기”로 표현하고, “이 거대한 비극을 끝내기 위한 모든 외교적 수단에 의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 의혹이 제시된 부차와 마리우폴 등의 지역 이름을 언급하며 “(러시아군으로 인해)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의 지리에 대해 배우고 있다”며 비꼬기도 했다.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점령지에 대한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앞서 지난 21일 대국민 연설에서도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 우리는 국가와 국민 방어를 위해 분명히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기본 원칙에 규정된 내용과 일치한다.

러시아가 핵무기 동원 의지를 지속해서 내비치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일 “푸틴의 핵 위협은 아주 위험하고 부주의한 것”이라며 이를 규탄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푸틴이 어떤 핵이라도 사용할 경우 이는 러시아에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며 “우리는 핵전쟁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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