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8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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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미국서도 노조 활동 나선다

열악한 처우개선 요구 사측 무시...코디 등 157명 1여년 준비 거쳐 노조 준비

탈도 많고 말도 많던 코웨이 USA 법인에서 노조가 발족된다.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하는 직원 요구를 깡그리 무시하자 노조결성 등 단체 활동에 나섰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생활편리 제품을 판매하는 코웨이 미국 법인인 ‘코웨이USA’ 소속 직원 157명이 노동조합 설립에 나섰다.
 
노조준비위원회(가칭)는 사측에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며, 최근 1년 동안 준비과정을 거쳐 노조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24일 코웨이USA 노조준비위원회 소속 직원 80여명 등 직원 총 157명은 연방 노동위원회 주관 아래 노조 설립을 위한 우편투표를 마감하고 개표를 진행했다. 이날 개표에서 찬성표가 과반수(50%+1표)면 노조 설립이 승인된다.  
 
노조준비위원회에 따르면 향후 노조는 ‘가주 소매 및 식당 노동조합'과 연대,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도 등록한다. 가주 소매 및 식당 노동조합은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한식당 ‘겐와 코리안 바비큐’ 직원들이 설립한 노조다.


노조준비위원회는 코웨이USA 제품을 판매, 설치, 유지·보수하는 일명 코디, 코닥, CT로 불리는 직원들이 주축이다. 이들 대부분은 여성으로 가정방문 등 현장 경력이 5~10년이라고 한다.
 
노조준비위원회 대표 박은애 코디는 “정수기 등 제품 판매 및 현장 방문관리 직원들은 수년째 적정임금을 받지 못한 채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뎌야 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사측에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고, 지난 4월에는 직원 80명이 동의한 요청서도 보냈다. 하지만 사측은 요청서 답변 거부 등 소통하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노조준비위원회는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의 상담과 지원을 받아 노조 설립에 나섰다. 결국 이들은 지난 8월 2일 연방 노동위원회에 노조 설립을 위한 승인요청 선거를 요청했고, 24일 투표와 개표에 이르게 됐다.
 
노조준비위원회는 사측에 ▶임금인상 등 적정임금 보장 ▶타임카드 준수와 시간외근무수당 보장 등 임금 절도 방지 ▶근로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한다. 노조 설립 후에는 법적 토대를 바탕으로 노사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박은애 노조 대표는 “사측은 지난 7년 동안 임금인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직원들은 2015년 6월 책정한 시간당 임금으로 1년차 16.5달러, 2년차 17.5달러, 3년차 18.5달러만 받아 왔다. 사측이 지난 7월부터 기본급을 성과에 따라 시간당 19~23달러로 올렸지만 우리는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코웨이USA 노조위원회는 오늘(25일) 오전 9시 LA한인타운 KIWA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활동 계획을 알린다.

 

이번 코웨이 파업에 앞서 한인사회에서도 노조 설립 움직임은 거세다. 겐와 코리안 바비큐 노조 결성 후 한남체인 직원들도 노조 설립에 나섰다. 

 

한편 한국 코웨이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서 노조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2000여명이 참여한 파업이 진행됐다. 

 

코웨이의 노조는 △설치‧수리기사들로 구성된 코웨이지부 △영업관리직으로 구성된 CL지부 △코디들로 구성된 코디코닥지부 3개가 있다. 이중 설치·수리기사와 영업관리직은 정규직이나, 코디는 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택배 기사와 배달 라이더, 대리 기사,  보험설계사와 같은 독립사업자다.   

 

현재 파업을 진행 중인 코디코닥지부는 사측이 단체교섭에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8개월이 지나는 동안 지금까지 교섭이 열린 횟수는 13차례에 불과한 데다 그나마도 사측의 안이 테이블에 올라온 적도 없다"며 "회사가 성실교섭에 나서라는 우리의 요구를 계속 외면한다면 결국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수기 등 점검 수수료 인상 △업무지원비 지급(통신비·차량유지비·식비 등) △고용안정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기본급 없이 점검 호수당 수수료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만큼, 현실성 있는 점검 수수료와 업무 지원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기본급 없는 방문점검원들이 한 달 평균 220개 제품을 점검한 대가로 받는 수수료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 160만원 정도"라며 "여기에 업무를 위해 지출되는 통신비, 차량 유지비, 유류비 식대 등을 제외하면 한 달 내내 뼈가 닳도록 일해도 100만원 조차 못 번다"고 지적했다.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