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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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17.4%로 종영…MBC 드라마 3년 만에 최고 시청률

주체적 삶 사는 궁녀 소재로 신선함…이준호 '곤룡포 입고 댄스' 공약 눈길

배우 이준호·이세영이 주연을 맡은 픽션 사극 로맨스 '옷소매 붉은 끝동'이 17%대 시청률로 성공적인 막을 내렸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부터 연속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16회와 마지막 회인 17회의 시청률은 각각 17.0%, 17.4%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5%대 시청률로 출발한 '옷소매 붉은 끝동'은 정조와 의빈의 역사적 기록을 상상력으로 재탄생시킨 탄탄한 서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입소문을 타며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했다.

드라마는 주체적인 삶을 꿈꾸는 궁녀 성덕임(이세영 분)과 성군이 되고자 하는 왕세손 이산(이준호 분)의 사랑 이야기를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애틋하게 그려냈다.

전날 16회에서는 드디어 '산덕커플'의 인연이 맺어졌다. 덕임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 이산과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된 덕임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두 사람의 아들인 문효세자를 홍역으로 잃으며 이야기는 새드엔딩으로 흘러갔다.

덕임은 어린 자식과 친구 영희(이은샘)를 먼저 보내야 했고, 일국의 제왕인 산은 덕임을 평범한 지아비로서만 대할 수 없었다. 외로움과 고통은 결국 건강 이상으로 나타나 만삭의 덕임은 앓아눕고 만다.

"정녕 신첩을 아끼신다면 다음 생에서는 신첩을 보시더라도 모른 척,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시옵소서" 다음 생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숨을 거둔 덕임의 유언은 전국의 시청자들을 울렸다.

홀로 남겨진 산은 국정에만 매달린 채 14년의 세월을 보낸다. 조선에는 태평성대가 열리고 과업을 이룬 산은 그제서야 고단했던 삶을 내려놓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저승인지 꿈결인지 모를 곳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덕임과 재회한다.

덕임의 무릎에서 문득 낮잠을 깬 산은 정무를 보러 덕임의 처소를 나가려다 대문 빗장을 열지 않고 뒤돌아 덕임에게로 향한다. 왕이 아닌 지아비로서 덕임의 곁에 남는 것을 선택했고, 덕임에게 “알고 보니 시간이 많지 않더구나. 그러니 제발 나를 사랑해라”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드라마는 왕과 궁녀라는 신분 속에 애써 진심을 숨기면서도 서로를 향한 애절한 감정을 밀도 높게 전한 이세영과 이준호의 열연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여성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을 보여주던 기존의 사극과 달리 궁녀로서 본분을 다하고자 하는 덕임의 캐릭터가 신선함을 더했다는 평가다.

최종회에서는 이순재가 이산이 다스린 나라를 태평성대라고 평가하는 노인으로 특별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MBC 박성제 사장은 제작발표회에서 '전 배우 스태프 해외여행 포상' 공약을 걸었고, 드라마 종영 이후 여행 상품권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수년간 부진한 성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MBC가 오랜만에 터트린 '대박' 드라마다.

MBC 드라마 가운데 15% 시청률을 넘은 작품은 2019년 3월 종영한 80부작 장편 주말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 (최고 시청률 16%) 이후 전무했다. 올해 방송된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검은태양'도 최고 시청률 한 자릿수(9.8%)에 그친 채 종영을 맞았다.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하면서 15% 시청률을 걸고 내세웠던 공약 이행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이자 2PM 멤버이기도 한 이준호는 시청률 15%를 돌파하면 곤룡포를 입고 2020년에 역주행한 2PM의 '우리집'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지난해 연말 치러진 'MBC 연기대상'에서 이준호와 이세영은 미니시리즈 최우수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누렸다.

엔딩 부분에서 다짐하듯 덕임에게 들려주는 왕의 읊조림은, 흩어지는 꽃잎 속에 아련한 여운을 남기며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케 한다.

."이것이 과거라 해도 좋다. 꿈이라 해도 좋아. 죽음이라 해도 상관없어. 오직 너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바랄 것이다. 이 순간이 변하지 않기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이어지는 덕임의 나레이션은 피날레의 정점을 찍는다 "그리하여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

'옷소매 붉은끝동'의 감성은 마지막 자막 인사에서도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시청자 여러분과 '옷소매 붉은끝동'이 함께 했던 순간이 영원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