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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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부품 50% 이상...미국 및 FTA 협정국 가공시 보조금"

미 재무부 세칙 발표

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예고한대로 전기차 세액공제와 관련한 세부지침 규정안을 31일 발표했다.
 

규정안에 따르면 배터리 부품은 50% 이상, 핵심광물은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해야 보조금 지급대상이 된다.
 
규정안은 배터리 부품으로는 전기차 양극판·음극판은 배터리의 부품에 포함시키고 양극 활물질은 배터리 부품에서 제외했다.
 
또 배터리 부품은 음극판, 양극판, 분리막, 전해질, 배터리 셀, 모듈 등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음극판이나 양극판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음극재 양극재 같은 '재료'는 배터리 부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들 재료는 배터리 구성물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부품에서 제외된 것이다.
 
한국 배터리 업체로서는 국내에서 이들 재료를 가공하기 때문에 현재의 공정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한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장. 연합뉴스

미국내 한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장. /연합뉴스

 

핵심 광물과 관련해서도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광물을 추출한 경우에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세부 규정에서 요구하는 일정 비율 기준을 충족하면 보조금 대상으로 인정한다.
 
인도네시아나 아르헨티나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이 가공해서 부가가치 기준(50%)을 충족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그동안 한국 업체들이 요구해온 것들이다.

이에따라 이날 미국 정부가 발표한 세부지침 규정안은 한국 업체들의 입장을 대체로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한국 금융투자 업계는 미국의 IRA 세부 지침 발표 이후 2차전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케미칼(003670),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SK온 등과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의 주가가 대체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급등세를 보인 2차전지 종목들이 적어도 급락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다. 한국 업체들이 현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 보조금 지급받을 가능성이 생긴 만큼 큰 불확실성 요소 하나가 제거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는 IRA 세부지침 발표 직전인 이날에만 2만 8500원(8.39%) 오른 36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3월 25일(10.65%)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를 인수한 뒤 지난해 3월부터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양극재 제조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 역시 같은 날 1만 1000원(4.21%) 오른 27만 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52주 신고가를 나란히 갈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하이드로리튬(101670)(15.06%), 엘앤에프(066970)(5.91%), 어반리튬(073570)(5.21%) 등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모두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IRA 세부 지침이 각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끌어낼지 여부는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 기대감이 단기간에 부풀어오른 만큼 기업의 대응 역량에 따라 수혜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 간 희비가 갈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수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현대차, 기아, 포스코홀딩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단기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이미 세부 지침 발표에 앞서 IRA 조건 안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업용 리스 차량 판매 비중를 현 5% 미만에서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 완공 시점도 당초 목표인 2025년보다 더 앞당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