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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젋은 민주층 이탈에 바이든, 결국 네타냐후에 "네탓"

민주 지지하던 젊은층 이탈...이스라엘과 선긋기 나서
CNN 여론조사서도 확인 바이든, 네타냐후 저격하며
유엔총회서 우방국들마저 미 중동정책에 이례적 반대

 

Korea TV Radio 제임스 유 기자  |  두 달 넘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일관되게 이스라엘을 지지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는 경고를 보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최근 3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지지 세력인 청장년층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자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오전(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스라엘은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다른 많은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며 "하지만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 정부는 '두 국가 해법'을 원하지 않는다"며 "현재 정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전쟁의 장기적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요구한 '두 국가 해법'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지 몇 시간 뒤에 나왔다.

미국은 전쟁이 끝난 뒤 서안지구를 다스리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까지 통치하는 '두 국가 해법'을 수용하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전쟁 이후 상황에 대해 미국과 의견 차이가 있지만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테러를 지원하고 테러 자금을 조달하는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진입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유대교 명절 '하누카'(빛의 축제) 리셉션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동시에 국제 여론을 의식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할 때까지 군사 지원을 계속할 것이지만 우리는 조심해야 한다"며 "전 세계 여론이 하룻밤 사이에 바뀔 수 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는 이스라엘의 하마스 축출 작전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고 나라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치솟자 바이든 행정부와 네타냐후 총리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청장년 유권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응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1일 CNN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 대선 격전지인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응답자 중 33%가량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많이 돕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35세 미만 유권자 중 미시간주에서는 49%, 조지아주에서는 46%가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이달 10일 CBS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여기에서도 응답자 중 38%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과도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0월 28%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잘 대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39%만 그렇다고 답했다. 올해 10월 44%에 비해 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30세 이상 44세 이하 응답자 중 32%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9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37%만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했다. 이는 대통령 재임 기간 WSJ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또 응답자 중 61%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반적인 이미지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WSJ 여론조사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한편 12일 유엔총회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미국이 반대해오던 휴전 결의안은 미국 우방국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통과된 것으로, 미국이 이번 이스라엘 지원 때문에 외교적으로 얼마나 고립되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다.

이날 유엔총회에서 아랍 국가들이 주도한 휴전 촉구 결의안이 상정됐는데 미국, 이스라엘 등 단 10개국만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 우방국인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한국, 일본 등 153개국은 찬성표를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