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전면적인 글로벌 통상 전쟁을 선포했다.
그동안 전 세계 국가들이 미국을 갈취해 심각한 무역 불균형을 야기했다면서 자의적인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에 대한 판단을 토대로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초유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한국에 26%를 부과키로 결정하는 등 60여개의 국가를 이른바 '최악의 침해국'(worst offenders)으로 분류, 기본관세 10%에다가 국가별 개별관세를 추가한 고율의 상호관세를 적용하면서 공격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미국의 메가톤급 상호관세에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보복 조치 방침을 밝히면서 전 세계에서 무역 전쟁이 확대되고,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통상 질서도 보호무역주의로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 입국'을 내세우면서 글로벌 통상 국가로 자리매김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철강에 이어 자동차 관세, 상호관세의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로 한미 FTA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미국과 새 무역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국가적 리더십이 부재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이벤트에서 "오늘은 (미국의) 해방의 날"이라면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상대국들이)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라면서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토대로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baseline) 관세를 5일부터 부과키로 했다.
또 미국이 많은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선 기본 관세에다가 국가별로 차등화된 개별관세를 추가한 상호관세를 9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상호관세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토대로 미국이 자체적으로 계산한 상대국의 관세를 기준으로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매겨졌다.
백악관은 이들 국가를 비호혜적인 관세, 무역장벽, 기술 장벽, 비과학적 위생 기준 등이 있는 '최악의 침해국'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6%의 상호관세를 맞게 됐다.
미국은 환율 조작 및 무역 장벽을 포함해 한국이 미국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그 절반 정도를 디스카운트(할인)한 26%를 상호관세로 부과했다.
한미 FTA에 따라 한국의 대(對)미국 관세는 사실상 '제로'(0)지만, 백악관은 이날도 미국에 적용되지 않는 한국의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정도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해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말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30개월 이상인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국방 분야의 절충 교역 규정, 디지털 무역 장벽 등을 거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현장에서 들었던 차트에는 한국의 상호관세율이 25%로 표기됐다. 또 현장에서 언론에 배포된 국가별 관세율 표에도 한국은 25%로 제시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백악관이 공식 배포한 행정명령 부속문서에는 한국의 상호관세율이 26%로 표기돼 혼선을 야기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처럼 한국의 상호관세율이 1%포인트 다르게 표기된 데 대한 연합뉴스의 확인 요청에 '조정된'(adjusted) 수치라면서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후 연합뉴스가 서면으로 재확인 요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부속문서에 나온 것으로 하면 된다"라고 확인했다.
한국 정부는 주미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미국 정부의 최종 입장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 외에도 인도,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파키스탄, 세르비아, 보츠와나 등이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 있던 패널보다 관세율이 각각 1%포인트 높은 것으로 적시됐다.
일각에서는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 내지 올림 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빚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