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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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살해 결국 미궁…부동산 재벌 'Robert Durst' 사망

 

여친 살해로 종신형... 캘리포니아 시설 복역 중 심장마비

영화 '올 굿 에브리씽' 주인공...의심 즐기듯 다큐·영화 참여

40년 전 부인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미국 부동산 갑부가 또다른 살인죄로 복역 중 건강 악화로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오늘(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78세인 로버트 더스트는 캘리포니아주 시설에서 복역하다가 일요일인 9일 아침 병원 인근에서 검진을 받던 중 심장 마비를 일으켜 6시 44분경(PST) 숨졌다고 그의 변호사가 밝혔다.

더스트는 2000년 당시 오랜 친구이던 수전 버먼(당시 55세)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더스트는 버먼뿐 아니라 1982년 당시 29세 의대생이었던 부인 캐슬린, 2001년 도피 생활 중 자신의 정체를 알아챈 이웃 모리스 블랙까지 모두 3명을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그러나 부인과 관련해서는 끝내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실종 사건으로 남았다.

블랙에 대해서도 기소는 됐으나 몸 다툼 중 벌어진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무죄 평결을 받았다.

범죄 전문 작가이던 버먼은 더스트가 별장에서 부인을 죽인 뒤 범행을 숨기는 것을 도왔다는 조력자로 의심을 받았던 인물로, 2000년 12월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배심원들은 버먼이 부인 실종에 대해 수사관들에게 입을 여는 것을 우려해 더스트가 버먼을 살해했다고 보고 유죄를 평결했다.

더스트는 뉴욕의 고층빌딩 여럿을 소유한 부동산 회사 '더스트 오거니제이션' 상속자였으며, 그간 쟁쟁한 변호사를 동원해 오랫동안 법망을 피해 다녔다.

그러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촬영 도중 증거가 나와 덜미가 잡혔다.

그는 인터뷰 촬영이 끝나고 나서 화장실에서 마이크가 켜진 상태로 무심결에 "내가 뭘 했냐고? 물론 그들을 다 죽여버렸지"라고 혼잣말을 내뱉었고, 검찰은 이를 토대로 버먼 살해 혐의로 더스트를 기소했다.

'더 징크스'란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2015년 HBO에서 방영됐으며 더스트는 마지막 편이 방영되기 전날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