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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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추가녹취록... ‘영빈관 옮길거야’

이재명 측 “국민 뭘로 보나, 사죄하라”부적절”
이양수 “사실왜곡…이명수 말 호응한것 뿐, 김씨 풍수지리 몰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추가 공개된 녹취록에서 도사 말을 전해듣고 청와대 영빈관을 “옮길거야”라고 말한 내용이 정치권에서 큰 논란이다.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지나친 편집으로 인해 정작 김건희 씨의 주요 발언들은 감춰져 있다는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23일 밤 '서울의 소리'와 '열린공감TV' 측은 유튜브를 통해 이명수 기자와 김건희 씨의 대화 일체를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윤 후보가 아닌 김씨 자신이 후보인 것처럼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녹취 발언들이 여럿 공개되면서 “국민을 뭘로 보느냐, 당장 사죄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윤석열 후보 측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대화하던중 호응한 것일 뿐 김씨가 풍수지리를 알고 한 게 아니다”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전용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4일 오전 논평에서 도사의 말을 빌어 ‘청와대 영빈관을 옮겨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김씨가 ‘응 옮길거야’라고 말한 녹취파일 내용을 들어 “충격적인 녹취록”이라며 “윤 후보 부부의 인식이 너무나 위험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 대변인은 “청와대 영빈관을 옮기는 문제까지 ‘도사의 말’이나 ‘영적인 끼’에 의존하려는 것이냐”며 “대통령 후보로서 또 후보 배우자로서 이런 인식을 갖고 있으면 앞으로 중요한 모든 국가 정책과 사업에 있어서 어떤 기준과 근거로 일을 하게 될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23일 밤 서울의소리와 열린공감TV의 공동 방송에서 박대용 열린공감TV 기자가 “일반 사람들은 바보들이라 그랬잖아”라는 김씨 발언이 녹취록에 나온다고 말한 대목도 거론됐다.

전용기 대변인은 “더 충격적인 부분은 김건희씨가 ‘일반인은 바보’라며 국민을 폄훼한 것”이라며 “윤 후보 부부의 발언을 들어보면 이들은 과도하게 샤머니즘에 의존하고,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망국적인 인식까지 똑같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국민의힘과 선대위는 이번 망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건희씨의 잘못된 사고방식조차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음모라고 변명하겠느냐. 더 이상 궤변으로 진실을 가리려 하지 말고 윤 후보와 김건희씨는 국민을 폄훼한 것에 대해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강진구 열린공감TV 기자는 2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악의적인 무속 프레임’이라는 국민의힘 비판에 “김건희씨에 무속이라는 것은 이명수 기자를 포섭하는 과정에서도 손금과 관상들을 보면서 ‘언론사 기자가 아니고 경찰이나 군인, 정보원이 됐어야 된다’며 무속을 동원해 영적으로 그루밍시키려고 하는 의도를 드러냈다”며 “영빈관 발언을 통해서 보면 김건희씨 무속이 국가에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큰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민영뉴스통신사인 뉴스1도 ‘김건희 “靑영빈관 터 나빠 옮길 거야…尹도 영적인 끼가” 추가 녹취록’ 기사에서 김씨를 비판했다. 이 매체는 김건희씨의 영빈관 발언을 들어 “김건희씨는 ‘영빈관 터가 나빠 역대 대통령이 좋지 못한 말년을 맞았다. 옮겨야 한다’고 주장을 펼치고 있는 도사들과 지관, 무속인들의 주장에 대해 일리가 있다는 뜻으로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청와대 건물 배치 등에 대해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석열 후보 측은 이날 오후 사실왜곡이라며 추가 녹취록에 대한 공식 입장을 처음 내놓았다. 이양수 윤석열 후보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열린공감TV와 이를 받아 쓴 뉴스1 보도 등을 들어 “사적 대화를 왜곡하여 보도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는 풍수지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전시 활동으로 알게 된 건축가들로부터 세간에 떠도는 청와대 풍수지리 관련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는 정도가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명수씨가 묻는 말에 호응해 준 것일 뿐 실제 풍수지리를 알지도 못하고, 풍수지리를 본 적도 없으며, 국정 관련 의사결정에 관여할 생각도 전혀 없다”며 “이런 방식의 사실 왜곡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씨가 어머니 최은순씨와 양재택 검사 셋이 함께 체코 여행을 갔다는 녹취록 보도(MBC 스트레이트)와 관련해 서울의소리 열린공감TV 합동 방송에서 김건희씨의 출입국 내역을 사라지게 했거나 김시의 출입국 기록을 검색되지 않도록 검색했다고 추론한 대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의 출입국 내역이 사라졌다’는 식의 허위사실도 퍼뜨리는 사람이 있다”며 “법무부에서 개명 전 이름을 착각하여 잘못 조회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출입국 내역이 전산에 남는다”며 “김건희 대표의 출입국 내역만 삭제되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불륜설을 허위로 퍼뜨리려는 저열한 프레임”이라며 “허위보도와 관련하여 즉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 백브리핑에서 김씨의 무속 발언의 부적절성과 관련해 “(김씨가 사과하는 것이) 검토된 바 물론 있고,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MBC, 서울의소리 보도 등) 그런 것이 다 끝난 다음에 종합적인 입장을 내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