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279조, LG전자 75조원 신기록…반도체-생활가전이 공신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가 코로나19 리스크가 상존한 대내외 악조건을 뚫고 지난해에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최대 주력 사업인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에서도 모두 선전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경우 미국의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타이틀을 다시 찾았다.
LG전자 역시 호실적의 1등 공신인 생활가전의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양사 모두 4분기에 다소 주춤한 가운데 삼성은 대형 디스플레이, LG는 전장사업 등 일부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올해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 메모리 호황에 연매출 279조, 영업이익 51조 달성…반도체 전 세계 1위
2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1년 실적을 보면 연간 매출은 279조6천억원, 영업이익은 51조6천3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07%, 43.45%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치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243조7천700억원)보다도 35억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또한 지난해 4개 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 규모 역시 2018년(58조8천900억원) 이후 최대치이자 역대 3번째다.
다만 4분기 실적은 특별 상여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당초의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약 15조원)에는 다소 못 미쳤다.
지난해 기록적인 호실적은 역시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은 29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원 이상 늘었으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94조1천6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2018년 반도체 매출 1위였으나, 2019년 인텔에 정상 자리를 내준 뒤 2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소비자 가전도 지난해 모두 성장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구 IM부문의 연간 매출은 109조2천500억원, 영업이익은 13조6천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차세대 제품군인 폴더블폰 판매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며 기록적인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소비자 가전 부문(구 CE부문)의 연간 매출은 55조8천300억원, 영업이익은 3조6천5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약 7조원, 약 2천억원 증가했다. 네오(Neo) QLED TV와 라이프스타일 TV,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시리즈가 흥행한 덕분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도 연간 매출 31조7천100억원, 영업이익 4조4천6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성장세를 나타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중소형 패널 실적은 양호했으나, 대형 패널 실적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하락하고 신규 'QD(퀀텀닷)-디스플레이' 초기 비용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와 모니터를 올해 1분기 출시하고, QD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은 연말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 LG전자, 월풀 꺾고 생활가전 매출 세계 1위…이익 소폭 감소에 전장 부진 아쉬움도
LG전자는 연간 매출이 전년보다 28.7% 증가한 74조7천21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이 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사업 본부가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특히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매출 27조1천97억원으로 미국 월풀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다만 수익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8천638억원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다.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이 H&A 사업본부(2조2천233억원)에서 나왔다.
매출은 LG전자 H&A본부가 월풀을 앞섰으나 영업이익은 월풀(23억4천800만달러·약 2조6천788억원)이 4천565억원 더 많았다.
4분기만 봐도 H&A본부 매출은 역대 최대인 6조5천248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4.8% 감소한 1천571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국내외 다양한 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세계 각지로 운반하다 보니 상승한 매출만큼 영업이익이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다.
TV 담당 HE 사업본부는 연간 매출 17조2천186억원, 영업이익 1조998억원의 실적을 냈다. HE 사업본부는 올레드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전자가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VS) 사업본부는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VS 사업본부 매출은 7조1천93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VS 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9천329억원 규모로, 전년(3천803억원)보다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방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 크다.
이밖에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는 연간 매출 6조9천625억원, 영업이익 1천443억원을 기록했다. BS 사업본부의 매출은 증가했으나 물류비 인상과 태양광 모듈 사업 부진으로 인해 4분기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 삼성, 올해 반도체 앞세워 매출 300조원 기대…LG, 가전·전장 성장 전망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신기록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난 메모리 반도체 시황 둔화세가 조기에 종료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에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 300조원, 영업이익 58조원 이상을 거둘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최도연·남궁현 연구원은 "생각보다 빠르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올해 연간 매출 76조8천300억원, 영업이익 4조9천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아 적자 행진을 마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가전·TV 시장은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LG전자는 오브제 컬렉션과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올해 LG전자의 TV(HE본부) 사업은 전년과 비슷하고, 생활가전(H&A)과 전장(VS)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전장 사업 흑자 전환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