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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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포크 가수 양병집, 뒤늦게 빈소 마련

1970년대를 풍미한 포크 가수 양병집(본명 양준집)이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빈소가 뒤늦게 마련됐다. 향년 70세. 고인은 1970년대 활동했던 김민기·한대수와 함께 ‘3대 저항가수’로 불렸다.

28일 가요계 등에 따르면 양병집의 유족은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성당 본당 영안실에 빈소를 차렸다. 고인은 지난 24일 용산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했다.

친분이 있던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와 생전 자주 찾던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약속했으나 나타나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지인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고인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사인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다. 혼자 계시던 중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포크 음악계 대부이기도 한 고인은 1974년 1집 '넋두리'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의 노래는 현실을 비꼬는 노랫말과 구수한 가락으로 당시 젊은 지성인의 심금을 울렸다. 이 때문에 김민기, 한대수와 함께 1970년대 3대 저항가수로 불렸다.

고인은 1972년에 열린 한 포크 콘테스트에서 밥 딜런의 '돈트 싱크 트와이스 잇츠 올 라잇'(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에 스스로 노랫말을 붙인 '역'(逆)으로 주목받았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로 시작하는 이 곡은 오랜 기간 팬들에게 사랑받았으며 고(故) 김광석이 리메이크해 불러 다시 인기를 얻었다.

‘오늘 같은 날 비나 오구려/ 때 묻은 내 몸뚱이를 씻어주시게/ 비나 오구려 오늘 같은 날/ 지저분한 저 길거리를 씻어주시게’(양병집 ‘오늘 같은 날’)

털털하고 수더분한 이웃집 아저씨같던 가수 양병집, 늘 서민과 함께 한 그의 사망으로 포크 1세대도 저물어 가는 느낌이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에 하며, 장지는 강원 철원군 목련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