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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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곳 실종자 수색, 작은 배관 청소…로봇이 다 한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항서 우수기술 공개

뱀처럼 생긴 로봇이 몸통을 좌우로 흔들며 앞으로 가다가 좁은 곳에서는 몸통을 줄였다가 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생김새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영락없는 뱀이다.

이 뱀형로봇은 '협소 공간 탐지 구조 로봇'이라고 불린다.

건물이 무너져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곳에 들어가 구조 대상자를 찾는 로봇이다.

21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자리 잡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열린 우수기술설명회.

뱀처럼 생긴 협소 공간 탐지 구조 로봇은 시연을 위해 만든 공간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미로처럼 생긴 좁은 길을 지나 마네킹이 있는 곳까지 금방 도착했다.

외부 모니터로는 로봇 앞부분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벽 구조물이나 마네킹 등을 식별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방수·방진 기능뿐만 아니라 소리가 나는 쪽으로 머리를 움직이고 구조 대상자를 찾은 뒤에는 앞부분에 있는 튜브로 물이나 약물을 투여할 수 있는 다양한 탐지·구조 기능을 갖췄다.

최근 광주에서 일어난 아파트 붕괴사고를 비롯해 부서진 건물 등에서 실종자를 찾는 데 적용할 수 있어 보였다.

의료서비스도 로봇이 담당
의료서비스도 로봇이 담당(포항=연합뉴스) 2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열린 우수기술설명회에서 한 연구원이 의료서비스로봇 대화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2022.2.21

다른 연구실에서는 가스 누출, 붕괴, 폭발, 화재 등 위험이 있는 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장갑형 로봇을 선보였다.

내부에서 운전하거나 외부에서 원격조종할 수 있는 이 로봇은 다양한 환경에도 움직일 수 있고 장애물 파괴, 절단 등이 가능한 유압팔과 작업도구를 갖췄다.

장갑형 차체를 갖추고 방수포로 물을 뿌릴 수도 있어 일부 개선을 거친다면 재난 현장에 곧장 투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연구진은 현장 투입을 위해 시연을 거듭하며 소방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연구실에서 연구 중인 배관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이 로봇은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작은 배관에 들어가 벽에 붙은 오물을 긁어 내고 고압의 물을 뿌려 씻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연구팀은 수도배관뿐만 아니라 가스배관 등 다양한 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배관로봇을 개발 중이다.

신경외과병원에서 의사 대신 환자를 상대로 통증을 문진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로봇 대화 시스템도 보였다.

이밖에도 선박손상 대응 기술, 무인 이동체, 복강경 홀딩 로봇, 농업용 웨어러블 수트 등 다양한 로봇 관련 기술이 공개됐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원 설립 후 10년간 많은 성과가 있어서 이를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배관청소로봇
움직이는 배관청소로봇(포항=연합뉴스) 2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열린 우수기술설명회에서 배관청소로봇이 배관을 청소하는 모습이 시연되고 있다. 2022.2.21
"이제 배관 청소도 로봇이 합니다"
"이제 배관 청소도 로봇이 합니다"(포항=연합뉴스) 2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열린 우수기술설명회에서 한 연구원이 배관청소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202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