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 축구 대표팀의 운명이 결정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적인 두 공격수의 ‘정면충돌’이 임박했다.
한국은 다음 달 3일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 나선다.
한국은 24일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기고, 28일 2차전에선 가나에 2-3으로 패한 뒤 H조 최강자인 포르투갈과 붙는다.
가나(3-2)와 우루과이(2-0)를 연파한 포르투갈은 H조 선두(승점 6)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고, 한국은 포르투갈, 가나(승점 3)에 이어 3위(승점 1)에 자리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려면 최종전에서 무조건 포르투갈을 잡은 뒤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경기는 조별리그 성적을 결정하는 최종전이라는 의미가 물론 크지만, 대진이 결정됐을 때부터 ‘스타 군단’ 포르투갈을 만나는 자체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양 팀의 주장 손흥민(30·토트넘)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의 격돌은 경기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많은 축구 선수들이 ‘롤 모델’로 여기는 호날두를 손흥민도 우상으로 여기며 ‘월드 클래스’로 성장했다.
손흥민은 여러 기회를 통해 “그가 축구하는 방식을 좋아한다”(2015년 3월 UEFA 챔피언스리그 페이스북 Q&A), “호날두는 그가 가진 재능보다 더 노력한다”(2019년 3월 영국 가디언 인터뷰) 등 호날두에 대한 선망을 드러내 왔다.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그에겐 ‘손날두(손+호날두)’라는 별명이 붙은 적도 있다.
호날두처럼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7번을 단 손흥민은 호날두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입해서도 진화를 거듭, 2021-20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까지 올라 2007-2008시즌 득점왕 호날두의 발자취를 따랐다.
국가대표팀에서 ‘에이스’이자 주장이라는 점도 닮은꼴이다. 손흥민은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나가며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고, 올해 6월 A매치 100경기를 돌파하는 ‘센추리 클럽’에도 가입(현재 106경기 35골)했다.
2003년부터 포르투갈 성인 대표로 뛰며 2008년부터 주장을 맡은 호날두는 A매치 193경기에서 118골을 기록 중이다.
이들이 A매치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호날두의 나이를 고려하면 마지막 맞대결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월드컵 개막 전후로 이들의 처지는 무척 다르다.
손흥민은 이달 초 소속팀 경기에서 안와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겪고 수술까지 받아 월드컵 출전마저 불투명해졌던 상황에서 마스크를 끼고서라도 월드컵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혀 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이미 국내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그의 인기와 호감도는 이를 계기로 한층 더 치솟았다.
반면 호날두는 화제성만큼이나 잦은 구설을 이번 월드컵 전후로도 몰고 다녔다. 그는 이달 중순 영국 토크TV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소속팀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릭 텐하흐 감독 등에 대해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다.
맨유와 대표팀에서 함께 뛴 브루누 페르난드스와의 불화설도 맞물려 포르투갈 대표팀 훈련장 분위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고, 맨유가 포르투갈의 월드컵 첫 경기를 이틀 앞두고 계약 해지를 발표하며 호날두는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직접 얻어내 이번 대회 첫 골이자 월드컵 통산 8번째 골로 ‘월드컵 5개 대회 득점’이라는 최초의 기록을 세워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 가나 측에서 페널티킥 판정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다이빙 논란’이 일어 다소 빛을 잃었지만, 팀이 가나와 우루과이를 연파하며 16강 진출을 확정 지어 호날두로선 마지막으로 세계 정상에 도전할 기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