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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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서울도 LA도 '불타는' 장외 응원전

서울 시민들 밤새 광화문으로...LA도 식당가 응원예약
'월드컵 특수' 기대로 자영업자들 오랜만에 '함박 웃음'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을 앞두고 한국과 전세계 한인들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에선 경기가 6일 새벽 4시 매서운 한파 속에서 시작되지만 시민들은 '밤샘 응원'에 나서겠다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자영업자들도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해외 한인 최대거주지인 로스앤젤레스에도 응원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LA 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와 오렌지카운티 소스몰에서 수천여 명의 한인들이 모여서 응원전을 펼치게 된다. 

 

◇ 미국 LA... 3040 "경기 응원하러 회사 결근, 조퇴도 불사" 5070 "코로나 안무서워...무조건 모여라"

지난 2일 한인타운 중심가에 있는 코리아타운 플라자를 가득 메운 한인들은 비가오는 날씨 속에서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긴장감 넘치는 경기 속에 후반전 역전골이 터지자 모든 한인 뿐 아니라 응원전에 함께한 모든 사람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미국 시간으로 5일 오전 11시 경기를 위해 10시 30분까지 응원객들이 속속 입장하고 있다. 
카타르전 응원전에 참여했던 직장인 에릭 한(42)씨는 "오늘 브라질 과의 경기는 오전 11시 경기라 아예 하루 휴가를 내고 한인타운내 생중계해주는 식당에서 친구들과 모여 함께 응원하기로 했다"며 "꼭 브라질을 이기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31)는 "포르투갈전을 보고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며 "어제 회사 분위기를 살펴보니 일찍 점심하러 나가도  괜찮다더라"며 웃으며 답했다. 

풀러턴 거주하는 제임스 강(63)씨는 아내와 함께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리는 응원전에 참석할 예정이다. 강씨는 "코로나인데도 친구들이 안죽는다며 모이자고 해 최근 2년새 최고로 많은 교인들과 주변 사람들이 모일 것 같다"며 "이 기운으로 불황도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한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면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호주에서 유학 중인 맹모씨(25)는 "원래 노트북으로 보려고 했지만 호주에서는 한국방송을 못 봐 아침에 펍에 가 친구들과 응원할 생각"이라며 "(호주가) 다문화 국가라 브라질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이 어울려 응원하는 게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했다.


◇한국 서울 = "추위도 무섭지 않다"…시민들 기대감 최고조

한국에 있는 국민들도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거리응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자정이 가까워지자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는 응원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들은 다시 한 번 지난 포르투갈전 대역전극과 같은 감격을 고대하며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찾은 광화문광장에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일찌감치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추운 날씨 탓에 패딩으로 중무장한 이들은 핫팩을 손에 쥐고 연신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경기가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붉은악마 머리띠를 하고 있던 서모씨(26)는 "날이 너무 춥지만 포르투갈전을 보고 도저히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며 "지금 내복도 입고 목도리도 하고 있지만 열심히 응원하다보면 추운 것도 잊을 것 같다"고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거리응원에 처음 참여했다는 강모씨(28)는 "여의도가 직장인데 친구와 거리응원을 하고 새벽 첫 차를 타고 출근할 예정"이라며 "추위도 무섭지 않다. 다시 한 번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치킨집은 닭 구하기 전쟁"…자영업자들 '함박웃음'

자영업자들은 음식재료를 구하고 배달라이더를 확보하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씨(58·여)는 "갑자기 주문을 넣었더니 신청 물량의 절반밖에 못주겠다고 한다"면서도 "오늘 밤과 내일 새벽이 기다려진다"고 미소를 보였다.

오전부터 재료 준비에 나선 강남구 호프집 사장 김모씨(41)도 "한국이 경기하는 날이면 주문량이 평소보다 3배나 늘어 배달을 감당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날씨마저 추워 치킨을 주문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가 새벽에 시작하는 나머지 밤새 빌릴 수 있는 파티룸 예약도 문의가 빗발쳤다.

도봉구에 있는 파티룸 사장 강모씨(44)는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80% 넘게 떨어졌는데 월드컵 보기 위해 오늘 밤부터 손님이 몰려온다니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기동대·특공대 배치…서울시 지하철 막차 연장

16강 거리 응원전은 광화문 광장 등 전국 3개소에서 펼쳐진다. 서울경찰은 광화문 광장에 65명의 경찰관과 6개의 기동대 부대(380여명), 특공대 20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기타 지역에도 45명의 경찰력이 배치된다.

경찰 관계자는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1만7000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 종료시간이 출근시간대와 인접한 만큼 혼잡상황에 대비하여 광화문역과 경복궁역 등 지하철역에도 경력을 배치해 질서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거리응원이 늦은 새벽에 열리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광화문광장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이동 불편을 고려해 막차 시간을 1시간 연장한다.

버스의 경우 막차연장 운행은 실시하지 않으나, 심야버스 14개 노선이 모두 정상 운행된다. 광화문 등 도심 일대에서 6일 오전 3~4시에 집중 배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