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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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바꾸는 AI] 부동산 중개시장도 '챗 GPT 혁명' 온다

모기지금리계산, 맞춤매물검색 '척척'
TV광고 기획, 영화시나리오 가능
예상보다 더 빠르게 생활방식 뒤흔들어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이 지역에 학교 가까운 3베드룸 단톡주택 찾아줘 ."라고 치면 챗GPT가 주변 부동산 광고와 매물을 확인해서 가장 적합한 매물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비상경계령 '레드코드(red code)'를 발령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이 더 이상 검색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 업종으로 한인들이 가장 많은 종사하는 부동산분야도 혁신의 소용돌이에 빠질 전망이다.

 

미국 변호사 자격 시험과 의사 면허 시험 통과, 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 시험 통과, 논문 공동 작성에 이어 미국 하원의원의 연설문 대리 작성까지. 지난 두 달여간 챗GPT를 곳곳에서 사용한 결과들이다. 미국에선 챗GPT의 기획안대로 찍은 TV 광고가 나오고 있고, 챗GPT가 맞춤형으로 짜준 운동 프로그램대로 운동을 하고 인증하는 것이 인기다. 미국 대학에선 챗GPT가 대필한 에세이를 내는 학생이 많아 교수가 골머리를 앓을 정도가 되자,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AI가 쓴 글을 감별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구나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AI가 생활 곳곳으로 침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챗GPT를 비롯한 최근 AI 서비스에 대해 “마치 인터넷의 태동기와 같은 상황”이라며 “구글, 메타, 수많은 스타트업이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AI는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사용되는 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이 산업과 생활의 양상을 통째로 뒤흔든 변혁이 AI를 통해 다시 한번 오고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 검색부터 새로운 콘텐츠생성...검색시장 바꿀 AI

챗GPT는 생성 AI의 일종이다. 생성 AI란 글, 문장, 오디오, 이미지 같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AI다. 기존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서 대상을 이해했다면 생성 AI는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탄생시킨다. 예를 들어 AI가 여러 장의 개 사진을 학습해 개를 알아보는 수준을 넘어서 생성 AI는 새로운 모습의 개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챗GPT는 현재 AI와 채팅을 나누는 방식으로 쓰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가 확장될 예정이다. 예컨대 현재 인터넷 검색은 구글이나 네이버에 ‘파리 관광 볼거리’를 입력하고 직접 웹사이트나 문서를 열어 여러 정보를 직접 수집해야 했다면, 챗GPT에 ‘파리 일주일 관광 코스’라고 입력하면 AI가 ‘첫날은 노트르담 대성당을 가고 센강을 산책하고, 저녁은 전통 프랑스 음식을 먹으라’는 식으로 일주일 치 코스를 짜준다.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자 샘 올트먼과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2015년 세운 오픈AI는 챗GPT를 구동하는 데 드는 서버 비용으로 매달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AI의 응답을 구동하는 데 2센트가 든다. 하지만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약 35조원에 달한다. AI 시장 가능성과 성능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오픈AI는 올해 안에 챗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GPT4도 내놓을 계획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랜스포마는 인공지능 시장이 연평균 38%씩 성장해 2030년쯤에는 2000조원(약 1조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인 에이전트 많은 부동산 중개시장까지 바꿀 AI

스타트업 오픈AI가 만든 화제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미 부동산 중개업계에서 이미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CNN 방송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이제 챗GPT 없이 일하는 건 상상도 못 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업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상업용, 주거용 건물을 가리지 않고 매물 등록부터 소셜미디어 홍보, 고객 응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계산까지 일하는 방식 전반이 챗GPT로 인해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오와주의 중개업자인 JJ 요하네스 씨는 최근 침실 4개짜리 주택을 온라인에 등록하기 위한 소개글 작성을 챗GPT에 맡겼는데, 자신이 직접 했더라면 1시간 이상 걸렸을 이 일에 5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챗GPT가 쓴 글을 몇 차례 손보고 등록했다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출발점으로서는 훌륭하다. 시간을 대단히 많이 절약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부동산그룹의 중개인인 안드레이스 아시온 씨는 새로 입주한 집 창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데 개발업체가 몇 달째 응답이 없다는 고객 불만을 접하고, 이 개발업체에 보낼 항의 이메일 작성을 챗GPT에 맡겼다.

그는 이메일에 ‘법적 책임’을 강조하도록 했는데, 몇 달간 꿈쩍도 하지 않던 이 개발업체는 챗GPT가 쓴 이메일을 받자마자 당장 사람을 보냈다고 한다.

마이애미 스테이트스트리트부동산의 상업용 부동산 중개인인 프랭크 트렐리스 씨는 토지가 어떤 용도로 허가돼 있는지 검색하거나 모기지 비용을 계산할 때 챗GPT를 쓴다.

그는 “차에서 고객이 모기지 비용을 물을 때가 있다”라며 “1400만달러짜리 매물에 7.2% 이율, 25년 분할 상환으로 하면 모기지 비용은 얼마가 되겠는지 물어보면 챗GPT가 2초 만에 정보를 준다”고 감탄했다.

 

챗GPT가 정확한 답을 내놓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근사치를 알아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감을 잡는 데는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CNN은 현재 챗GPT는 무료지만, 오픈AI가 월 42달러의 유료화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AI 화가, AI 작곡가에 이어 AI 영화감독까지

최근 생성 AI는 챗GPT가 구사하는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나 오디오로 활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기존의 AI가 단순·반복 노동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면 생성 AI는 인간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예술 작업이나 창작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쏟아져나온 미드저니, 달리(DALL-E), 스테이블 디퓨전과 같은 이미지 생성 AI가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지난달 말 만들고 싶은 음악을 설명하면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생성 AI ‘뮤직LM’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새벽과 어울리는 70년대식 재즈 음악’을 요청하면 이를 반영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머지않아 생성 AI로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말 메타와 구글은 동영상 생성 AI를 잇달아 발표했다. 두 회사의 영상 AI는 아직 수초에서 1분 안팎의 짧은 영상만 만들어낼 수 있지만 테크놀로지 리뷰는 “언젠가 대본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것만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챗GPT

세계 최대 AI 연구소 ‘오픈AI’가 만든 대화(chat·챗)에 특화된 AI. 머신러닝(기계 학습)을 통해 인간의 언어와 지식을 습득해, 인터넷 채팅하듯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수 있다. 오픈AI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유명 투자자 샘 올트먼이 2015년 세웠고, 2018년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첫 버전을 공개했다.

 

☞생성 AI(Generative AI)

글, 문장, 오디오, 이미지 같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AI. 대화에 특화된 ‘챗GPT’도 생성 AI의 일종이다. 입력한 문장을 토대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주는 ‘DALL-E(달리) 2′도 유명하다.